[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과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이 각각 통일교와 기독교를 겨냥한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는 모습이다.
김건희특검은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8일 출석을 통보했다. 한 총재가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해 이날 소환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특검팀이 '정점'에 있는 한 총재 소환을 결정한 것을 감안하면 관련 수사가 마무리 단계임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해병특검은 '기독교 구명로비' 의혹과 관련하여 8일 김장환 목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
특검은 앞서 김 목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채상병 순직 사고 발생 후 2개월간 대통령실, 친윤 의원,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한편, 부산검찰은 극우 기독교 집회를 주도한 세계로교회 손현보 담임목사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 '불출석사유서 제출' 한학자에 11일 출석 통보
김건희특검팀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에게 오는 11일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당초 특검은 8일 출석을 통지했으나 한 총재측이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자 날짜를 조정한 것이다.
한 총재는 지난 3일 서울아산병원 특실에 입원해 전날 심장 관련 시술을 받고 이날 퇴원한 후 통일교 재단이 소유한 다른 병원에서 회복 중인 상황이다.
통일교 관계자는 "심장질환 관련 시술을 받고 회복 중인 상황에서 소환 조사를 강행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라며 "참어머님(한 총재)의 치료와 안정 이후로 소환을 연기하고 서면이나 방문 조사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 소환을 피하기 위해 입원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 통일교 관계자는 "시술은 오래전부터 예정돼 있었고, 평소 심장에 무리를 느껴 시술받을 것을 계속 권유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특검팀은 한 총재의 불출석 사유서를 검토한 뒤 11일 출석을 통보했다.
한 총재는 과거 통일교 2인자 격인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통해 교단 현안을 청탁하고자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건희씨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또한 특검은 한 총재가 대선 전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고 통일교의 인적·물적 자원을 이용해 윤 전 대통령의 대선을 적극적으로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JTBC는 지난달 20일 윤 전 대통령이 대선에 당선된 직후인 지난 2022년 3월 30일 윤 전 본부장과 김건희씨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윤 전 본부장은 통화에서 "교회만 아니라 학교, 대한민국 조직 기업체까지 동원한 거는 처음"이라 말했고, 김씨는 "선생님, 너무 감사하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김건희씨가 통일교에 '집단 입당'도 요청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전 본부장이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을 입당시켜 권성동 의원을 당 대표로 미는 방안을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논의했는데 이에 앞서 김건희씨가 전씨를 통해 윤 전 본부장에게 요청했다는 것이다.
해병특검, 김장환 목사 8일 참고인 소환
김 목사, 대통령실·친윤 의원·검찰총장 등과 수차례 통화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 중인 해병특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개신교계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에게 오는 8일 참고인 신분으로 나와 조사받을 것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김 목사 자택과 극동방송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2023년 7∼9월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 임 전 사단장 등과 여러 차례 통화한 내역을 확인했다.
3일 M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간 김 목사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는 17차례, 김은혜 홍보수석과 6차례 통화했다.
이외에도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5회), 강명구 국정기획비서관(4회), 조태용 국가안보실장(2회)과 통화한 기록도 나왔다.
또한, 윤재옥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8회), 이채익(6회)·이철규(5회)·나경원(2회)·태영호(2회) 의원과도 통화했고,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2회), 윤희근 경찰청장(1회), 문무일 전 검찰총장(1회), 김문수 당시 경사노위 위원장(1회)도 통화 목록에 있었다.
김 목사가 두 달 동안 대통령실 인사를 비롯하여 친윤 국회의원, 경찰청장과 전직 검찰총장과 통화를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독교계의 '구명로비' 의혹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임성근, '수사 외압 논란' 당시 김장환 목사와 식사
극동방송 고위 관계자 증거인멸 정황도 포착
이런 가운데 임 전 사단장 부부가 김장환 목사를 따로 만나 식사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4일 JTBC는 임 전 사단장 부부가 지난해 초 직접 김 목사를 만나 식사를 함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해 8월 7일 극동방송 고위 관계자와 통화했고, 같은 달 18일에는 김 목사 측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았다. 당시는 수사 외압 논란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임 전 사단장 측은 김 목사의 초청으로 극동방송을 찾아 식사를 한 사실은 있으나 구명 로비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김 목사 측도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는 인사차 연락을 받아 식사 자리를 마련했을 뿐"이라며 "채 상병 순직 직전 위문 방문 인연으로 연락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특검은 김 목사와 가까운 극동방송 인사의 증거인멸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극동방송 고위 관계자 A씨가 2023년 7월 19일 채상병 순직 사건 발생 직후 약 7개월간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내역 등을 삭제한 것.
특검팀은 A씨가 극동방송 관계자 등에게 사무실 PC에서 자료를 지우라는 지시를 내린 정황도 파악했다.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 구속 기로…'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한편, 극우단체 '세이브코리아'를 이끄는 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목사가 대통령·교육감 선거 당시 교회 예배시간에 신도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구속 기로에 놓였다.
부산경찰청은 공직선거법 위반, 지방교육자치법 위반 혐의로 손현보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지난 3일 법원에 손 목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8일 오후 2시 부산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손 목사는 구속 상태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다.
부산 선관위는 손 목사가 부산 교육감 보궐선거를 앞두고 교회 예배 시간에 모 후보와 대담을 진행하고 이를 유튜브에 공개한 행위가 사전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찰도 같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체적으로 손 목사는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5월 12일) 전후로 세계로교회 기도회와 주일예배 등에서 2차례에 걸쳐 신도 500~1800명을 대상으로 확성 장치를 이용하거나 영상을 상영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손 목사는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지지하는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낙선을 위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은 누구든지 종교적 기관·단체 등 조직 내에서 직무상 행위를 이용해 그 구성원에 대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이에 손 목사는 세계로교회 유튜브 계정에 게재된 영상을 통해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손 목사는 영상에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과 경찰, 검찰이 모두 한통속이 돼 시민을 압박하고 체포하려고 한다"며 "이는 나에 대한 보복이다. 자유의 대한민국을 위해서 사악한 정부와 싸워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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