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에이스’ 김민수, 올해 준우승 징크스 떨치고 허정구배 2연패

[성남=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국가대표 에이스’ 김민수(호원고부설방통고)가 허정구배 제71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역전 우승을 일구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김민수가 5일 경기 성남시의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허정구배 제71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삼양인터내셔날 제공)

김민수는 5일 경기 성남시의 남서울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6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김민수는 2위 안해천(한국체육대)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오르며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우승자인 김민수는 김영창(1966~1968년), 김주헌(1977·1978년), 김병훈(1979·1980년), 김종명(1996·1997년), 윤성호(2015·2016년)에 이어 대회 역대 6번째로 2연패를 달성했다. 윤성호 이후 9년 만에 이룬 쾌거다.

김민수는 지난해 한국아마추어 골프선수권과 최등규배 매경 아마추어 선수권, 빛고을 중흥배 아마추어 선수권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3승을 거둬 국내 아마추어 랭킹 1위에 올라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해는 대만 아마추어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한국·대만·일본 3개국 친선전인 네이버스 컵 개인전 준우승과 단체전 우승을 따내고, 코오롱 제67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쟁쟁한 프로 선수들을 제치고 공동 4위에 오르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상하게 국내 대회에서는 우승이 없었고 지난달 제32회 송암배, 제29회 최등규배 매경아마추어 골프선수권대회에서 2주 연속 준우승을 기록하며 준우승 징크스에 빠지는 듯했다.

하지만 김민수는 허정구배 2연패를 달성하는 저력을 발휘하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즌 첫 우승을 차지했다.

3라운드까지만 해도 선두 안해천(한국체대)에 2타 뒤진 공동 5위였던 김민수는 이날 6타를 줄이면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날카로워진 샷을 앞세워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4개를 잡은 김민수는 14번홀(파5)에서 2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려 투퍼트로 버디를 잡았고, 16번홀(파4)에선 70m 거리에서 어프로치 샷을 핀과 1m 거리에 붙여 연속 버디를 낚았다.

선두였던 안해천이 16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김민수가 2타 차 선두가 됐고, 안해천이 17번홀(파3)에서 다시 버디로 만회했지만 김민수와 격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김민수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지훈련 기간에 드라이버 샷 비거리 20m를 늘려 평균 290m(320야드) 날리는 장타자로 거듭났으며, 섬세한 쇼트게임과 퍼트도 장기로 꼽힌다.

김민수가 5일 경기 성남시의 남서울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허정구배 제71회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해 김형태 감독 및 코치진들에 물 세례를 받고 있다.(사진=삼양인터내셔날 제공)

김민수는 “오랜만에 후련한 기분을 느꼈다. 그동안 답답함이 풍선같이 부풀어 올랐는데 오늘 우승으로 풍선이 뻥 터진 것 같아 시원하다. 올해 국내 우승이 없었고 지난 2주 연속 준우승을 했던 터라 후련함이 더 컸고, 우승 확정 후 동료들에게 물을 맞을 때 너무 시원했다”고 소감을 밝히며 활짝 웃었다.

그는 “3라운드에서는 샷도 안되고 되는 게 없었다. 하지만 아빠가 할 수 있다고 힘을 불어넣어 주셨고, 어제 저녁 6시에 연습장에서 코치님과 연습했는데 ‘네 나이 때는 할 수 있는 걸 다 하고 계속 도전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셔서 힘이 됐다”고 말했다.

우승 원동력으로는 퍼트를 꼽았다. 김민수는 “3년 정도 일자형인 블레이드 퍼터를 쓰다가, 최근 퍼트가 너무 안돼서 3주 전에 헤드가 정사각형 형태인 말렛 퍼터로 바꿨다. 바꾸자마자 준우승-준우승-우승을 기록했다. 퍼트는 올해 저의 골프가 바뀐 터닝포인트”라고 밝혔다.

오는 11일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및 3개 투어 공동 주관 신한동해오픈에 스폰서 추천 자격으로 출전하는 김민수는 “올해 한국오픈에서 공동 4위를 기록한 만큼 신한동해오픈에서는 ‘톱3’를 노리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김민수는 올해 신한금융그룹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또 김민수는 “내년 허정구배 3연패에도 도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허정구배에서 3년 연속 우승한 선수는 1966년부터 1968년까지 정상에 오른 김영창이 유일하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안해천은 이날 3타를 줄였지만 김민수에게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11언더파 273타)에 올랐다.

임태영(수원고)이 단독 3위(10언더파 274타), 백승화(천안중앙고방통고)가 단독 4위(9언더파 175타), 김동휘(동광중)가 단독 5위(8언더파 276타), 손제이(동아중)가 단독 6위(7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삼양인터내셔날이 대한골프협회(KGA)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한국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는 1954년 창설됐고, 2003년부터는 한국 골프 발전을 이끈 고(故) 허정구 6~8대 대한골프협회장을 기리기 위해 ‘허정구배’로 명명했다.

김민수의 드라이버 티샷.(사진=삼양인터내셔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