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미성년자 유인미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열었다.
이들은 오전 10시 20분께 법원 앞에 도착했으나 ‘혐의 인정하냐’, ‘아이들이 놀라는 게 재밌어서 범행했느냐’, ‘피해 아동과 학부모에게 할 말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한채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과 공영주차장 인근 등에서 3차례에 걸쳐 초등학생 납치를 시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집에 데려다줄게”라고 말하며 차량으로 유인했으나 학생 4명 모두 자리를 벗어나면서 범행은 미수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 온 친구 사이로 파악됐으며 동종 전과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에 대해 “장난삼아 그런 것이다. 던진 말에 애들이 놀라니 장난삼아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2일 범행 가담 정도를 고려해 2명에 대해서만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나머지 1명은 범행을 적극 제지하려고 한 점을 감안해 불구속 상태로 수사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이들의 차량과 거주지에서 테블릿 PC, 휴대전화 3대 등을 압수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범행에 사용된 차량은 피의자 중 한 명의 아버지 소유 차량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범행을 입증할 만한 내용이 확인되진 않았다”면서도 “사회적 불안감 등을 중대하게 판단해 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특히 경찰은 초동 수사에 일부 한계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경찰은 초기에 “신고 내용과 관련된 범죄 정황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추가 신고가 접수되면서 범행 차량을 다시 추적했고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첫 신고에서 범행 차량은 ‘흰색 스타렉스’로 알려졌으나 실제 범행에 사용된 차량은 ‘회색 쏘렌토’로 드러나 수사에 혼선을 빚었다고 경찰 측 설명이다.
그러나 초기 신고 당시 CCTV 영상에는 쏘렌토가 4초가량 멈춰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에 경찰은 흰색 스타렉스가 보이지 않고 피해 아동들이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건을 ‘해프닝’으로 결론지었다.
이대우 서대문경찰서 형사과장은 브리핑에서 “지난달 30일 최초 신고 접수 사건과 관련해 CCTV 확인 결과 피해 아동이 지나가는 모습만 포착되는 등 피의자들의 액션이나 제스처를 포착하지 못했다”며 “피해자인 아동과 보호자에게 영상을 보여줬지만, 당시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육 당국이 학교에 지도 강화를 요청했다.
서울시교육청 산하 서부교육지원청은 이날 각 학교에 ‘학생 유괴 예방을 위한 교육 및 생활 지도 강화 안내’라는 공문을 하달했다.
구체적으로 ‘등·하교 시간 안전 지도 강화’, ‘학생 대상 예방 교육 실시’, ‘학부모 대상 가정 협조 요청’, ‘학교 주변 순찰 강화 및 외부인 통제 철저’ 등을 요청했다.
이에 각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유괴 예방 기본 수칙’이 담긴 가정통신문을 배포하고, 가정에서 관련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안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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