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윤채빈 기자] 최근 기업들이 공채를 축소하거나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는 등 채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가 수험생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대학이 기업과 협약을 맺어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학생은 졸업 후 해당 기업에 입사하는 이른바 ‘기업 맞춤형 학과’다.
본지는 오는 8일 시작되는 2026학년도 대학 수시모집을 앞두고, 유웨이가 발표한 자료를 토대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현황을 정리해봤다.
■ 반도체 인재 양성, 대학-기업 손잡다 =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4년 산업기술인력 수급실태조사 결과 공표’에 따르면 반도체 인력은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기술인력은 2019년 2.8 증가율을 보이다, 2020년에 들어 4.0선을 돌파했다. 2021년, 2022년에는 4.8 증가율, 2023년에는 4.4 증가율을 보였다. 2023년에는 직전년도 대비 인력 증가율이 주춤했지만, 조선·자동차 등 다른 주력 산업의 인력 증가율에 비하면 급격한 속도로 성장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기업과 대학들이 반도체 분야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신설·운영하면서 반도체 인력 증가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성균관대, 연세대(서울), 포항공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총 7개 대학과 채용조건 협약을 맺었다. 특히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는 국내 첫 삼성전자와의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로, 졸업 후 삼성전자 입사가 보장된다. 연세대(서울), 포항공대, KAIST를 비롯해 GIST·DGIST·UNIST 모두 졸업 후 삼성전자 입사 보장, 삼성 인턴십 및 현장실습을 통한 실무 교육 등 장학금 및 교육 혜택은 유사하다.
SK하이닉스는 고려대(서울), 서강대, 한양대(서울) 총 3개 대학과 채용조건 협약을 맺고 기업과 연계한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반도체 업계로 바로 투입이 가능한 인재를 양성한다. SK하이닉스와 협약을 맺고 2021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한 고려대(서울)와 2023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한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한양대(서울) 반도체공학과는 졸업 후 SK하이닉스 입사가 보장되며, 입학생은 학비 전액 및 학비 보조금 등과 국내외 연수 지원,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 지원 등의 혜택이 지원된다.
이들 학과는 상위권 대학에 개설된 경우가 많은 만큼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선발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KAIST, GIST, DGIST, UNIST, 포항공대, 고려대(서울) 등 총 6개교는 학생부종합전형으로만 선발한다. 선발 인원은 △KAIST(반도체시스템인재Ⅰ30명, 반도체시스템인재Ⅱ70명) △포항공대(반도체공학인재 40명) △UNIST(일반 35명) △고려대(학업우수 14명, 계열적합 14명) △DGIST(일반 15명, 학교장추천 12명) △GIST(일반 25명) 순으로 많다.
성균관대는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전형으로 선발한다. 서강대, 연세대(서울), 한양대는 학생부교과전형, 학생부종합전형, 논술전형을 통해 선발한다.
■ 배터리·모빌리티 등 산업 전반으로 확산 = 반도체 분야 이외에도 다양한 산업 분야에 관련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가 다수 개설돼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계약한 가천대 클라우드공학과, 삼성전자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고려대(서울) 차세대통신학과와 성균관대 지능형소프트웨어학과, 현대자동차 계약학과인 고려대(서울) 스마트모빌리티학부, LG유플러스 계약학과인 숭실대 정보보호학과, LG디스플레이 계약학과인 연세대(서울)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 등이다.
올해는 성균관대가 삼성SDI와 채용연계를 맺은 배터리학과를 신설했다. 삼성SDI와 인턴십을 운영하고 졸업 후에는 입사가 보장된다. 연세대(서울) 신설학과인 모빌리티시스템전공은 학부 과정 졸업 후 채용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학부-대학원 연계 교육과정 선택 시 현대자동차 계약학과인 모빌리티시스템융합협동과정(석사과정)에 진학 후 현대자동차 입사가 가능하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이들 학과 대부분은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 후 해당 기업에 입사를 보장하고 있으며, 재학 중 연수나 학술대회 참관 등의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며 “해당 기업에 목표를 가진 수험생이라면 개설 대학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적극 지원하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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