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유럽 가전 1위 도전장···AI, 중국 속도전 맞설 ‘무기’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이 IFA 2025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LG전자가 5년 내 유럽 가전 매출을 두 배로 확대해 ‘유럽 1위 가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북미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전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유럽에서도 프리미엄과 볼륨존(중간 가격대) 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은 4일(현지 시각)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 개막에 맞춰 독일 베를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LG전자는 치열한 유럽 시장에서 빠른 성장과 호평을 받아왔다”며 “앞으로 기업 간 거래(B2B), 소비자 직접판매(D2C), 비하드웨어(Non-HW) 등 신성장 사업과 볼륨존 공략을 강화해 성숙기에 접어든 유럽 시장에서 퀀텀 점프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B2B 부문에서는 유럽 내 빌트인 가전 수요 확대에 대응해 매출을 2030년까지 10배 이상 늘려 약 240억달러 규모 시장에서 톱5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D2C 분야에서는 온라인브랜드숍(OBS) 매출을 같은 기간 3배 이상 확대해 영향력 있는 판매 채널로 육성한다. 비하드웨어 분야에서는 생성형 AI 기반의 ‘씽큐 온(ThinQ On)’과 연동되는 IoT 디바이스를 유럽에 출시하고, AI 홈 플랫폼 사업을 B2B 영역으로 확장한다.

류 본부장은 “고효율·디자인·편의성 등 유럽 소비자 요구에 맞춘 제품군을 확대해 프리미엄에서 인정받은 기술력을 볼륨존으로 확장하겠다”며 “특히 세탁기와 냉장고에서 ‘A등급=LG’ 이미지를 굳히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세탁기 A등급 비중이 이미 95%를 넘었으며 냉장고는 2027년까지 A등급 이상 판매량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과 관련해 그는 “중국 브랜드의 가장 큰 위협은 속도”라며 “한국 기업이 과거 선진국을 상대로 펼쳤던 ‘패스트 팔로우’ 전략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로봇청소기 시장을 내준 데 대해 “아픈 손가락”이라고 언급,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소프트웨어 역량을 벤치마킹해 신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일부 제품에서 중국과 합작개발생산(JDM)을 택한 데에 대해 “중국 제조 생태계를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중국의 속도를 따라가면서도 LG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더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IFA 2025에서는 AI 홈 사업 본격화를 알리는 데 집중했다. 류 본부장은 “LG 씽큐온은 고객의 말을 단순히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맥락까지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다”며 “쓸수록 더 똑똑해지는 ‘AI 씽큐 업’, 기기가 스스로 이상을 진단하는 ‘AI 씽큐 케어’를 통해 차별화된 AI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로봇 집사’를 표방한 차세대 로봇 ‘Q9’과 관련해서는 “아직 출시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빠른 하드웨어 발전을 반영해 구체적 계획을 조만간 공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