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집트 룩소르의 비행기 창문에서 나일강, 주택 및 농경지의 일반적인 전망 2019 년 10 월 9 일(사진 출처: REUTERS/MOHAMED ABD EL GHANY)
이집트가 사막을 물로 채우는 전례 없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그 배경에는 나일강의 수위 감소라는 국가적 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인구 증가와 기후변화가 겹치면서 나일강 의존도가 절정에 이르렀고, 더 이상 전통적 방식으로는 농업과 생활용수를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도달했다.
이에 정부는 사막을 새로운 농업·정주 공간으로 삼고, 나일강과 지하수, 폐수까지 동원해 사막을 푸르게 바꾸는 대규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대표적 사례는 시르리안 신도시와 ‘뉴델타’ 농업 프로젝트다.
카이로 인근 사막에 나일강 물을 대규모로 끌어들여 하루 1천만㎥ 이상 공급하고, 여기에 첨단 폐수처리시설에서 정화한 물까지 더해 수백만 평의 농경지를 만들고 있다.
NASA 위성사진에서도 황무지였던 지역이 불과 수년 만에 농경지와 운하, 도로망으로 바뀐 모습이 확인된다. 이 계획은 단순한 도시 건설이 아니라 국가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또 다른 대규모 시도는 ‘신밸리(Toshka)’ 프로젝트다. 나세르호에서 서사막으로 운하를 뚫어 수천㎞에 달하는 농업용 운하망을 구축해 사막을 비옥지로 만드는 구상이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나, 높은 염류와 토양 문제로 속도와 성과는 제한적이다. 여기에 샤르크 엘 오와이낫 프로젝트처럼 지하 깊숙이 존재하는 화석수를 끌어올려 회전식 스프링클러 농업을 시행하는 방식도 병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재생 불가능한 자원에 의존하는 탓에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회의적 시각이 적지 않다.
사막에 인공 호수를 만드는 발상도 오랜 논의의 대상이었다.
바로 캇타라 분지 프로젝트다. 해발 –60m 아래의 사막 분지에 지중해 바닷물을 끌어들여 거대한 호수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기후를 조절하며 수력 발전까지 추진하자는 구상이다.
냉전기에는 심지어 핵폭발로 터널을 뚫자는 급진적 아이디어까지 제기됐으나, 환경적·정치적 위험으로 실행은 무산됐다. 최근 다시 타당성 검토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실화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러한 ‘사막 물 채우기’ 정책들은 나일강이 말라가는 위기감 속에서 국가 차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농업 생산 확대와 인구 분산, 경제 성장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물 자원의 고갈, 염류 축적, 생태계 파괴 등 부작용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한다. 이집트의 선택은 대담하지만 위험을 동반한 도박이라는 평가가 엇갈린다.
요컨대 이집트는 나일강 수위 감소라는 절박한 현실 속에서 사막에 물을 끌어들여 도시와 농경지를 일구려 하고 있다.
이는 국가 생존을 건 실험이자 동시에 환경적 논란을 안은 거대 프로젝트다. 사막을 푸르게 만들려는 이집트의 도전은 세계가 지켜보는 새로운 실험장이 되고 있다.
Copyright ⓒ 월간기후변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