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특집] "국가기밀 60%는 부인 통해 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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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특집] "국가기밀 60%는 부인 통해 유출된다"

연합뉴스 2025-09-05 06:01:01 신고

3줄요약

"조직에서 비밀 잘지키는 것은 신뢰확보에 도움"

"경쟁할 때는 내 장점과 상대방 단점 겨루도록"

"모임서 자식과 건강자랑, 정치 이야기 피해야"

[삶] 각계의 인터뷰들이 언급한 생활지혜 재정리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촬영 이건희]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선임 기자= "김영삼 대통령과 나눈 이야기는 철저하게 비밀로 한다는 것이 나의 원칙이었다. 국가의 중요 기밀은 60%가 부인으로부터, 40%가 승용차 운전사로부터 유출된다. 김 대통령은 내가 자신과 나눈 이야기를 외부에 함부로 흘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여러 사안에 대해 상의한 것 같다."

이는 윤여준 전(前) 환경부 장관이 연합뉴스와의 [삶] 인터뷰에서 말했던 내용이다.

우리가 윤여준처럼 비밀을 철저히 지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어떤 만남에서 비밀과 정보를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하면 자신이 인정받는 듯한 느낌이 오는데, 타인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망은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비밀을 잘 지키면 조직 내에서 인정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믿을만하고, 신중하고, 현명하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삶] 인터뷰는 2022년 9월부터 시작됐는데, 그 내용 중에는 독자들이 곰곰이 생각해볼 만한 지혜들이 있다.

이번 특집은 기존에 송고된 [삶] 인터뷰 내용 가운데 생활의 지혜라고 생각되는 것을 발췌해 묶은 것이다. ※ 표시의 내용은 인터뷰이의 언급에 대해 작성자인 윤근영 기자의 느낌과 생각을 적은 것이다.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현정화 감독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현정화 감독

[정한솔 촬영]

◇ 탁구 감독 현정화

-- 탁구 경기에서 머리싸움이 중요한가.

▲ 탁구는 과학이다. 상대방이 잘하는 것과 내가 잘하는 것을 놓고 싸우면 실력 있는 사람이 이긴다. 그런데 상대방이 못하는 것과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 붙으면 세계를 제패하는 상대방이라도 내가 이길 수 있다. 그런데 선수들이 시합하는 것을 보면, 자기의 장점으로 상대방의 장점과 싸운다.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지 못한다. 탁구는 기술 싸움이나 힘 싸움이 아니고 운영 싸움이다. 파워가 부족해도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선수 중에는 기술이 좋은 사람이 있고, 기술은 좀 부족하지만 두뇌게임을 하는 사람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두뇌게임 하는 선수가 이긴다.

※ 내 장점과 상대방의 단점이 겨루도록 한다는 것은 손자병법의 기본 원칙 중 하나다. 어떤 분야이든 자신과 상대방의 장단점을 먼저 파악해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자기 단점으로 상대방의 장점을 제압하려는 황당한 일도 생긴다.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김미경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김미경

[연합뉴스 사진]

◇ 스타 강사 김미경

-- 초중고 시절 성적은 어떠했나.

▲ 반에서 중상(中上) 정도 수준이었다. 상위 10∼20%에 해당한다. 어릴 때부터 말을 잘해서 줄곧 반장을 했다. 성적이 좋아야 가능한 전교학생회장은 맡지 못했다. 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수학 공부를 하지 않았다. 2차 방정식이 나오면서 수학을 포기했다. 고교 3학년 때 치른 대입 학력고사(현재의 수능)에서 수학 시험을 볼 때 모든 문제의 1번 답안을 정답으로 찍었다. 5분 걸렸고 남은 시간은 잤다. 연세대 작곡과에 수석으로 들어갈 수 있었던 것은 수학 외에 영어, 국어, 역사 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 김미경은 연세대 작곡과를 졸업한 뒤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다 자기의 말하기 재능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강사 분야로 진출했다. 중고교 시절에 이어 사회생활에서도 '강점에 집중하라'는 원칙을 실천한 것이다. 우리는 직장생활에서 이런 결단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상사는 부하직원의 장점은 칭찬하지 않고, 단점은 빨리 찾아내 지적하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기 강점을 외면한 채 단점 극복에만 매달리는 사람은 성공하기 어렵다.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태영호 당시 국회의원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태영호 당시 국회의원

[연합뉴스 사진]

◇ 탈북 정치인 태영호

-- 좌우명이나 삶의 원칙이 있다면 무엇인가.

▲ 내가 (북한) 외무성에 들어갈 때 어머니는 "성공하는 비결은 간단하다. 남들보다 10분 먼저 출근하고 이를 평생 유지하면 된다"고 말했다. 10분 먼저 사무실에 들어가는 것이 내 좌우명이다.

※ 이 원칙을 변함없이 지키는 직장인은 다른 동료들보다 먼저 승진할 가능성이 있다. 동료들보다 매일 10분 일찍 출근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저녁 술자리 등 자기 생활에 대한 통제력이 강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엉망진창인 조직에서는 밤새도록 술 먹으면서 윗사람한테 아부하고 야합하는 사람이 먼저 승진하기도 한다.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이계호 교수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이계호 교수

[촬영 이다빈]

◇ 이계호 태초먹거리학교 교장(충남대 명예교수)

-- (경제적 사정으로) 본인은 학업을 중단해야 했나.

▲ 나는 고교 3학년 1학기를 중퇴하고 세차장에서 일했다. 3명의 동생과 할아버지가 집에 있었는데, 일단 먹고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세차장은 친척이 운영하는 곳이었다. 거기서 차에 기름치는 일도 했다. 이런 생활을 2년 정도 했다.

-- 2년 후에는 무슨 일을 했나.

▲ 과외를 했다. 처음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산수를 가르쳤고, 중학생과 고등학생으로 대상을 옮겨갔다. 자취방에 탁자를 놓고 8∼10명의 학생을 가르쳤다. 나는 유능한 교사로 소문이 났다. 과외 1시간을 위해 1주일 전부터 영어 본문, 수학 문제를 통째로 외울 정도로 준비를 철저히 했기 때문이다. 책을 안 보고 본문을 칠판에 그대로 쓰니 아이들과 어머니들 사이에서 평가가 좋았다. 수입도 괜찮았다.

※ 이계호는 철저히 준비하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실수가 거의 없고, 하는 일에서 성공적인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수많은 전투에서 승리한 것은 지나칠 정도로 철저히 준비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전투에서 전개될 수많은 시나리오와 느닷없이 나타날 변수들을 미리 생각해내고, 이에 대한 각각의 대응책을 준비했다고 한다. 물론 준비하는데 에너지와 시간을 너무 많이 투입해서 행동 타이밍을 놓치면 이는 더욱 어리석은 일이 될 수 있다.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김미영 1형당뇨병환우회 대표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김미영 1형당뇨병환우회 대표

[윤성우 촬영]

◇ 김미영 제1형당뇨병환우회 대표

-- 초중고등학교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

▲ 눈에 띄지 않았지만 성실한 학생이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명절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학교에 나와 공부했다. 추석 전날은 학교 문을 닫는데, 선생님이 나를 위해 문을 열어줘야 했다. 친구들은 나의 노트를 복사해야만 시험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전교 1∼2등 하는 친구도 마찬가지로 내 노트가 필요했다. 나는 수업 시간에 잠자는 경우가 없었기에 노트 정리가 잘돼 있었기 때문이다.

-- 대학 시절은 어떻게 보냈나.

▲ 대학교 때도 성실했다. 학과 동기생이나 복학생들이 내 노트를 복사해야 시험공부를 할 수 있는 것은 고교 때와 같았다. 시험 기간에 나는 캔 커피를 많이 갖고 있었는데, 동료들이 내 노트를 빌려 가면서 건네준 것이었다. 수업 시간 외에도 나는 실력을 쌓으려 노력했다. 매일 새벽 4시 30분쯤 일어나 학교 도서관으로 향했다. 저녁과 주말에는 아르바이트하느라 시간이 없었기에 새벽에 공부해야 했다. 그 당시 생긴 습관 때문에 지금도 새벽 5시 이전에는 일어난다.

※ 삶에서 가장 큰 지혜는 성실이다. 김미영의 성실성은 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로 일하면서도 빛이 났다. 회원들이 성실성을 보고는 그를 신뢰했고, 이는 효율적 리더십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상대방이 자기의 성실 기준에 미흡하다고 해서 맹비난하면 리더십을 상실할 수 있다. 부모-자녀 관계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 성실성은 기질적으로 타고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정호승 시인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정호승 시인

[연합뉴스 사진]

◇ 시인 정호승

-- 본인은 강연료로 어느 정도 받나

▲ 사람들은 다른 분야보다 시인에게는 강연료를 적게 줘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시인은 이슬만 먹고 사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강연료를 주는 대로 받다가 나중에는 미리 물었다. 시인이 직접적으로 강연료 액수를 질의할 수 없으니 "나에 대한 예산은 어느 정도인가요"라고 정중하게 묻는다. 그게 그것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예의를 갖춘 것이다.

※ 정호승 시인은 "강연료 얼마 줄 겁니까?"라고 묻지 않았다. 대신, 자기에 대한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정중히 물었다. 상대방의 재정적 고충을 이해해주면서 강연료를 좀 더 줬으면 좋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단어 하나만 바꿔도 우리는 원하는 것을 부드럽게 얻기도 한다. 물론,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강창희 대표 연합뉴스와 [삶] 인터뷰 중인 강창희 대표

[홍지희 촬영]

◇ 강창희 행복100세자산관리연구회 대표

-- (요즘에는)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은 여러 모임을 만드는 듯하다,

▲ 모임에서 조심해야 할 게 있다. 정치 이야기는 가능하면 안 하는 게 좋다. 정치적 견해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식 자랑하는 것도 참아야 한다. 자식들이 잘 안된 사람도 많은데, 자기 자식 자랑을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준다. 건강 자랑도 하면 안 된다. 몸이 아픈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모임에서 말하는 것을 독차지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런 것도 조심해야 한다. 나이가 들면 평소에 외로워서 그런지 말하는 것을 좋아한다. 특정인이 모임 내내 혼자서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두면 다음 모임에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모임에 참가한 사람 모두에게 돌아가면서 3분 스피치를 하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모임을 주관할 때 주로 쓰는 방법이다. 그러면 골고루 말할 기회가 돌아가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지내는지도 알게 된다.

※ 본인은 그냥 사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듣는 사람은 유쾌하지 않다. 은근한 자랑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모임에 잘나가지 않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자기 자랑을 자제할 수 있다면 아주 지혜로운 사람이다. 젊었을 때부터 이런 지혜를 가지면 조직에서 승승장구할 가능성이 높다. 적이 별로 없고, 대인 관계가 좋기 때문이다.

keun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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