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평화협정 논의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유럽 정상들과 회담에서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 강화를 요구했다. 협상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높여야 한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미 NBC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및 유럽 정상들과 약 90분간 화상회의를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전쟁에 자금을 대는 러시아산 원유 구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동맹국들이 "러시아의 전쟁 노력에 자금을 대는 중국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도 밝혔다고 백악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평화협정 논의가 진척이 없자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높이도록 요구한 모습이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총리도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굳건한 약속을 했다"며 "이제 적대행위 중단을 위해 푸틴에 압박을 가하도록 더 나아가야할 필요가 분명해졌다"고 회의에서 밝혔다.
이번 화상 회담은 사실상 멈춰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평화협정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유럽 주요국 정상들과 직접 논의에 나선 것은 지난달 18일 백악관 회담 이후 처음이다.
미 액시오스는 이번 통화가 평화협정 중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좌절감이 커지고, 어떠한 돌파구도 마련되지 않는 가운데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목했다.
지난 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정상회담이 먼저 열릴 예정이고 자신을 포함해 3국 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라 발표했지만, 회담은 아직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간 푸틴 대통령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으나, 러시아측은 회담에 앞서 조건과 목적이 조율돼야 한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중국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오면 회담에 응하겠다고 밝혔는데, 암살 위협을 우려해온 우크라이나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이러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지켜보겠다며 지난달 22일 제시한 2주간의 마감시한도 만료가 임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들에게 "매우 조만간 그(젤렌스키)와 대화할 예정"이라며 통화 후에는 "우리가 무엇을 할지 명확히 알게될 것이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의지의 연합' 유럽 정상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기 앞서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향후 대응 방안을 먼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도 파리를 찾아 회의에 참석했고, 젤렌스키 대통령과도 별도 회담했다고 한다.
유럽 정상 중에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회의에 참석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기술적인 문제로 비행기가 회항하면서 회담으로 함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안보보장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적극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측은 유럽 평화유지군과 미군이 지상군을 파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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