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스압) 밐빵이와 마지미라 (下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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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압) 밐빵이와 마지미라 (下편)

시보드 2025-09-04 22:40:01 신고

내용:

[시리즈] 밐빵이와 마지미라



(지난 에피소드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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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치바의 아침.



조용하다, 깨어있는 것은 나뿐인가.



당연하다, 아무런 목적도 없이



새벽 4시부터 떠도는 사람은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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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를 찾는 새보다 일찍 깨어난 반딧불이들,



무엇을 위해 첫 차를 기다리고 있을까?



피어오른 호기심, 하지만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알고 있으니까, 같은 행선지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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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지도가 없어도 괜찮아,



어디로 향해야 할지 훤히 보이니까.



손가락으로 이어 만든 별자리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누군가의 나침반이 되어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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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시각에도, 사람이 꽤 많다.



혼잡한 무리였지만, 나름의 질서를 지켜 입장하더라.



먼저 입장하면서 도데카로 비틱질을 하던 너,



나는 네 얼굴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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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까지 두 시간이나 남았네..."



"갤떡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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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밝기로 디시를 하다가,



한국에서 오신 팬분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공통의 관심사로 이야기할 수 있음은 즐거운 일이다,



귀국하면 디시 클리너부터 돌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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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사람 진짜 많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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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나이와 성별, 국적을 불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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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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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다들 똑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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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언어로 남겨진 응원의 메시지들,



나도 같은 마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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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우리 둘 중에 누가 더 예뻐?"


멍청한 것, 당연히 칠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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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메인 테마는 '하늘에 흐르는 별의 강'이라고 한다.


테마에 걸맞은 메인 비주얼, 마치 오로라와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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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된 대형 피규어의 속옷 사진을 찍어 올려 논란이 되었다고 한다.


어리석네, 사랑한다면 속옷의 색깔쯤은 눈을 감아도 느낄 수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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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파티도 샀다.


쿠라게는 밐갤에서 썰만 들었지 찾아보진 않아서 몰랐는데,


키도 생각보다 훨씬 작고 잘 생기셨던데?


한국 팬들이 많이 응원하고 있다고 이야기드렸다, 아이처럼 좋아하시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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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나 배고파"



"밐빵이는 초밥 먹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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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진짜 초밥이야, 많이 먹자!"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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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로에서 밐갤 정모한다며?


핫피입고 식당 온 사람은 나밖에 없더라,


직원들이 나보고 병신이래.


괜찮아, 오늘은 나도 가족과 함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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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작 15분 전, 조금은 무섭다.


생각했던 것만큼 멋진 공연이 아니라면 어쩌지?


다들 미쿠를 정말 좋아해서 먼 길을 건너온 사람들인데,


내 사랑이 그들의 사랑에 미치지 못하면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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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곡이 나오는지도 모르고,


응원하는 방법조차 모른다.


첫 공연은 있는 그대로 받아내리라 고집부린 탓이지.


나 이곳에 있어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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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강렬한 밴드 사운드에 발맞추어 노래하는 별 하나.


사랑의 말을 춤에 실어 청중들에게 보내온다,


모르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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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들어본 적 없는 곡이었지만,


나의 펜라이트는 당신과 같은 색으로 빛났고,


그 빛은 같은 곳을 향했으며,


그것이 내가 처음으로 경험한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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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별이 싫어,

뜬 눈으로 지새운 밤이 많았다.

끊이지 않는 그림자가 드리우는 이유는,

절로 빛을 내는 당신의 탓이라 여겼기에.



네게 닿는다면, 이 굴레를 벗어날 수 있을까?

나도 당신처럼, 언제까지고 빛나고 싶어.

소란한 밤을 지나, 간절함의 끝에서 마주한 당신의 모습은

언제나처럼, 여전히 빛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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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끝나도, 나는 울지 못했다.

다들 감동의 여운을 눈물로 되새기는 동안에도,

모두가 꿈에 그리던 염원의 순간을 마주하는 동안에도,

나는 눈물을 흘리지 못했다.



사라질 줄만 알았던 그림자는 더욱 짙어지고,

메아리처럼 남아도는 작별의 노랫말에, 나의 목소리는 옅어져만 갔다.

무엇을 바라고 여기까지 온 것일까?

후회만 남을 기행이었다면 시도조차 말걸 그랬나.


























"...했어"










"....고생했어..."










"다들 고생했어!!!"













"잘 가!!! 다들 너무 고생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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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모두 수고 많았어!!"


"너무 재밌었어! 다들 조심해서 돌아가!!!"


"다음 공연까지 모두 힘내자!!!"


"잘 가, 다들 내년에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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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사람들이 작별을 건넨다.

꼭 쥔 펜라이트를 마구 흔들며, 목청이 터져라 인삿말을 소리친다.

집에 돌아가는 길이 조금도 어둡지 않았다.



절로 빛을 내는 줄만 알았던 별의 뒤편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작은 소망들을 쏘아 올리고 있었다.

오색의 빛들은 하나의 점이 되어 커다란 노랫말이 되더니,

혜성처럼 날아와 나의 두 눈에 맺히더라.

그제야, 내게도 눈물이 흐르더라. 



아아,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은하수는 이곳에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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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고마워!!!!"

"나, 앞으로도 힘낼 테니까!!!!!"

"덕분에 너무너무 재밌었으니까!!!!"

"안녕!!! 내년에 또 보자!!!!!"



눈물이 앞을 가리었지만,

단 하나의 인사말도 놓치지 않았다,

단 하나의 별도 놓치지 않았다.

그것이 내가 경험한, 마법 같았던 마지막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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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도착했지만, 그림자 따윈 보이지 않는다.

더 이상, 땅을 쳐다보지 않게 됬으니까,

언제까지고 밤하늘을 올려다볼 테니까.

당신도 나와 같은 마음일까,



긴 여운이 남을까 봐 걱정이다.

조금 괴롭겠지만, 계속 간직하려 한다.

더 이상, 찾아오는 매일이 두렵지 않을 테니.



당신이 찾아 헤매던 답은 찾았나?

나는 찾았으니, 조금은 힌트가 되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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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미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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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빵아, 다녀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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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미안해, 다음번엔 꼭 데려가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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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밐빵이 배고파"


"우리 스테이크랑 초밥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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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피규어랑 굿즈를 너무 많이 사서 돈이 없단 말이야."


"당분간은 멀티 비타민과 숙주나물로 영양소를 보급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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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


"밐빵이는 돈까스랑 오마카세를 먹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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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생각해 보면 마스터가 게으른게 문제잖아"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으면서 백수생활이나 영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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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할 생각도 없이 코딱지만 잔뜩 파고,"


"이런 식이면 내년에는 마지미라도 못가지롱 케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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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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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기....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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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밐빵이가 잘못했어...."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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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했어요"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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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지컬 미라이 2025,

돌이켜보니 정말 기적 같은 여행이었네요.

끊임없이 좋은 소식들을 들려준 여러분들의 덕분이겠죠.

고마워요, 덕분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습니다.



벌써 다음 행사가 기다려집니다,

그때까지 힘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유독 별이 빛나는 밤이네요,

당신만의 별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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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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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웁!!!!"


"우웩..... 으.... 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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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몸이 왜 이러지...??"


"요즘 들어 계속 헛구역질에 배가 살살 아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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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냐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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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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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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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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