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독립기념관 내외부에서 농성과 시위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뉴라이트 발언 논란’ 중심에 있는 김형석 관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독립기념관 노동조합은 4일 오후 12시부터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독립기념관 겨레마루 분수대 앞에서 김 관장에게 책임 있는 결단을 요구하는 릴레이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김 관장의 발언이 본격적으로 논란이 되기 시작한 지난 달 15일로부터 약 20일 만이다.
앞서 김 관장은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광복절을 맞아 열린 경축식에서 우리나라의 광복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의 승리로 얻은 선물’이라고 표현해 대중의 비판을 샀다. 그는 2023년 광복절 기념사에서도 ‘해방은 외부에서 온 것’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역사·시민단체는 김 관장의 발언이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의 가치를 축소하는 ‘뉴라이트식 역사관’이라고 비판하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독립기념관 내부에서도 김 관장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독립기념관 직원 130명 중 95명이 가입돼 있는 노조 위원들은 이날 “독립기념관의 정상화를 위해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라!”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마스크를 쓴 채 침묵 시위를 진행했다. 이전에는 김 관장의 사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면 이날부터는 사실상 김 장관의 퇴진을 요구한 셈이다. 노조 측은 다음주 시위 장소를 겨레의탑 뒤편인 겨레의집으로 예고했다.
독립기념관 노조 측은 이날 2차 성명서를 발표해 “관장의 반복되는 역사인식 논란은 공공기관장으로서 의무를 저버린 것으로 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독립운동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김 관장은 문제의 발언 이후 혼란에 빠진 기관의 현 상황을 직시하고 지금이라도 현명하게 행동해 신속히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들은 ▲현 사태에 대한 김 관장의 사과와 책임 있는 결단 ▲독립운동 정신을 훼손하고 기관의 위상을 저하시키는 모든 행위 중단 ▲신뢰 회복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독립기념관 옥주연 노조위원장은 본보에 “관장의 계속되는 논란으로 직원들은 독립기념관 구성원으로서 자괴감을 느끼고 있으며 본연의 업무 수행에도 어려움을 느끼는 등 근로환경의 침해도 겪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내부 구성원의 성명서와 피켓 시위만으로 관장이 사퇴와 같은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소중한 일터를 정상화하고 독립기념관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역사·시민단체로 구성 ‘역사독립군국민행동’은 김 관장과 독립기념관 민병원 사무처장을 고소하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3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관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위해 그늘막을 설치하던 중 이를 제지하려는 경비 직원 5명으로부터 전치 2주의 치료가 필요한 폭행 피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일 충남도의회에서 발의된 독립기념관장에 대한 파면 촉구 건의안이 재석 의원 39명 가운데 찬성 15명, 반대 22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다. 반대표에는 국민의힘 충남도의원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은 전날 논평을 내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독립운동 역사에 대한 국민의힘의 입장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여주는 일”이라며 “이는 김 관장이 저지른 부적절한 행보와 의혹에 대해 사실상 동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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