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중수청을 행안부 산하'에 두고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보완수사권'을 놓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오는 5일 민주당 검찰개혁안 발표를 앞두고 '중수청의 행안부 산하' 쟁점에 더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놓고 당정갈등을 넘어 검찰의 공개 반대에 부딪혔다.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하여 검찰개혁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측에서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검찰 내부와 법조계에서는 '교각살우'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정성호 법무부장관이 보완수사권 폐지에 신중한 목소리를 내며 '당정 갈등' 양상까지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이 3일 공개적으로 "검찰의 보안수사권은 권한이 아니라 의무"라고 '검찰의 보완수사 폐지' 반대 목소리를 내며 여당의 강경 검찰개혁안에 검찰수장으로 첫 반기를 드는 등 검찰의 집단 반발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尹12.3 계엄 사태 후 숨죽이고 있던 검찰의 반발이 커지고, 여권내 당정간 입장차가 노정되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신중론'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4일 검찰개혁안 법사위 입법공청회(여야)를 갖고, 내일(5일)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고 7일 고위당정협의회의를 거쳐 당정 합의안을 마련하고 이후 국회 본회의에 검찰개혁안을 상정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추석 전'인 오는 9월25일까지 '검찰청 폐지,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겠다고 여러차례 공언했다.
당정, '보완 수사권' 놓고 이견
정성호 법무 "보완수사 필요해" vs 민형배 "너무 나간 것"
민주당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는 중수청을 행정안전부 산하에 두고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지난 1일 지도부에 보고했다. 정청래 대표의 공언대로 '추석 전 검찰 개혁 입법 마무리'를 목표로 속도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하지만 검찰개혁안 가운데 '보완수사권'을 놓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보완수사권이란 경찰의 수사에 인권침해 요소가 있거나 수사 내용이 부실할 경우 검찰이 직접 보완 수사를 거쳐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검찰개혁의 핵심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의 보완수사권도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보완수사권이 폐지된다면 사건 처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즉, 검찰이 경찰 수사에 의문이 있어 기소하지 않으면 이를 다시 경찰로 보내 재수사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보완수사 폐지는 결국 민생범죄 위주의 형사부 검사 역할을 없애는 것으로 국민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경찰이 부실 수사를 한 경우 이를 견제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통제 수단이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정부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를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당정갈등' 양상까지 불거지고 있다.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에서 경찰의 불송치 사건까지 검찰에 넘기는 '전건송치', 보완수사권 유지 등을 열어놓고 검토해야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27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1차 수사기관으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았을 때 불기소·불송치한 사건까지 같이 넘겨받을 것인지, 아니면 기소 의견 사건만 넘겨 받을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돼야 한다"며 "당사자가 주장을 변경한다든지 새로운 증거가 나왔을 때 보완은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문제점이 추가로 논의돼야 한다"며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거론했다.
정 장관의 지적에 대해 '국민주권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형배 의원은 같은날 기자들과 만나 정 장관이 '검찰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 재검토'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지도부는 '장관께서 좀 너무 나가신 것 아닌가'란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임은정 "검찰 보완수사권 불허해야" vs 후배 검사들 "정신 차려라"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 보완수사 폐지반대…"권한 아닌 의무"
검찰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 지검장은 "보완수사라는 말로 검찰의 수사권을 두게 되면 공소청으로 간판 갈이만 하고 사실상 수사권을 보존할 것"이라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도 보완수사권을 두면 안 된다는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술 청취나 면담 정도는 몰라도 보완수사권은 놔두면 안 된다"며 "(검찰이) 각종 시민단체 등에서 들어오는 고소장을 원하는 대로 찍어 조사하는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언 말미에는 정성호 장관을 향한 작심 발언도 덧붙였다.
임 지검장은 "검찰개혁을 실제로 하실 생각이 있냐"고 되물으며 "눈 가리고 아웅식이 아닌 실질적 수사 구조 개혁과 수사·기소를 분리한 검찰개혁 완성, 그것이 이 대통령이 공약한 사항이고 이를 이행하는 것이 공무원의 자세다. 그런 자세를 취하지 않은 분이 법무부의 간부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직격했다.
임 지검자의 발언이 나온 후 검찰 내부에서는 "정신 차려야 한다" 등 비판이 나오며 들끓는 모습이다.
강수산나 서울서부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는 1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검사실의 수사와 보완수사가 금지된 상황에서 '공소유지'는 도대체 무엇으로 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고 되물었다.
강 부장검사는 "공판단계에서도 검사를 새로운 증거를 신청할 수 없고, 경찰 수사기록만으로 공소유지를 해야 한다면 검사 제도 자체가 불필요한 것 같다"며 "공판에서 검사가 새로운 증거를 신청하여 유죄 입증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공소제기 전 검사의 같은 행위를 금지할 논리가 궁색해진다"고 지적했다.
김지혜 제주지검 형사1부 검사도 지난달 30일 이프로스에 "우선 검찰권 남용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신 분들에게 죄송하다"며 "개인적으로 검찰의 수사 '개시'권 폐지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완수사요구나 직접 보완수사 폐지는 동의할 수 없다"며 "지게검사(송치한 사건을 그대로 원용하는 검사)를 하라고 하면 못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며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아예 하면 안된다는 법조인은 적어도 '실제' 사건 처리를 했었던 '법조 전생'이 있는 분이 맞나"라며 임 지검장을 겨냥했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전 서울중앙지검 2차장)도 지난달 29일 '임은정 검사장님 정신 차리시기 바란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공 검사는 "검사장님은 검사 생활 20여년 동안 보완 수사를 안 해 보셨나. 안 해 보셨다면 20년 넘는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을 하셨나"며 "공소장과 불기소장만 쓰셨나 그것은 일을 안 한 것과 똑같은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권의 과도한 행사로 인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으므로 수사권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까지는 인정하겠다"면서도 "검사가 수사를 아예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위에 쓴 사례들의 진실 발견과 피해자 보호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호소했다.
이런 가운데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도 "보완수사는 검찰의 의무"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 총장 대행은 3일 부산에서 개최된 제32차 마약류 퇴치 국제협력회의(ADLOMICO)에 참석한 뒤 부산고·지검을 격려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행은 이 자리에서 "적법절차를 지키면서 보완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검찰의 권한이 아니라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에는 현재 상황에서, 미래에는 미래의 상황에서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기 위해 우리의 의무를 다하자"고 덧붙였다.
청년변호사 새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교각살우…철회해야"
변호사업계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새변)은 지난달 26일 성명을 내고 "검찰 개혁 방안의 하나로 거론되는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는 범죄 피해자의 억울함을 구제받을 기회와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빼앗는 악법"이라며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새변은 "2021년 수사권 조정으로 '사건 핑퐁'과 수사 지연 등 이미 많은 문제점이 발생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수사를 완전 폐지하면 수사 지연과 부실 수사가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기소 전 필요한 보완수사를 못하게 된다면 기소의 질이 떨어지고, 재판에서 공소 유지가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며 "경찰의 부실 수사나 과잉 수사 위험을 통제할 수 없게 된다면 수사와 기소를 최종 통제하는 법원 공판에도 영향을 미쳐 재판을 통한 정의 실현에도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의 직접수사 축소는 필요하지만, 형사부의 보완수사·지휘 기능의 전면적 박탈에는 단호히 반대한다"며 "보완수사는 '검찰의 권한'이 아닌 '국민의 안전판'이며 기소의 적정성과 공소 유지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필수 절차"라고 강조했다.
새변은 "검찰의 본질적 문제는 권력형·정치적 사건 수사에서 표적 수사, 제 식구 감싸기 등 갖은 논란을 불러온 과거의 행태일 것"이라며 "이것을 빌미로 전혀 연관성 없는 민생 침해 사건에서도 경찰에 대한 사법적 통제를 포기하라는 것은 '교각살우'(矯角殺牛)"라고 비판했다.
경실련도 '檢 보완 수사권' 폐지 반대…"국가수사위로 통제 어려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보완 수사권 폐지에 우려의 입장을 표했다.
경실련은 3일 성명을 내고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경찰의 불송치 전횡을 견제할 장치가 부재한 상황에서 전건 송치가 배제되고, 송치된 사건에 대한 보완 수사 권한마저 축소하려는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문민정부 이후 거의 모든 정권이 검찰개혁을 추진해 온 이유는 검찰권 남용 때문이었다"며 "2021년 수사권 조정으로 검사의 수사지휘권은 폐지되고 경찰의 불송치권이 신설됐으며 검찰의 보완 수사 역시 동일 사건 범위 내로만 제한돼 공범·여죄 수사가 차단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현행 제도에서도 검찰의 직접 보완 수사는 송치된 사건에 한정된 제한적 권한이며 이는 검찰 권한 확대가 아니라 기소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말했다.
경실련은 "국가수사위는 언뜻 보면 통제 장치처럼 보이지만 수사, 감찰, 정책을 모두 한 기관이 전담한다면 '옥상옥' 기관이 될 수밖에 없다"며 "대통령 임명 비중이 높은 구조에서는 정치적 중립성이 흔들릴 수 있고 물리적으로도 전국 사건을 단일 위원회가 처리하는 것이 불가능하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경찰 "보완수사 폐지하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가져야"
반면, 경찰 내에서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 요구권'만 남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검찰 개혁은 수사-기소 분리가 핵심으로, 경찰권 비대화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현재 경찰 수사는 10중 통제장치가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사 진행 단계부터 검찰로부터 ▲영장청구▲법령 위반, 인권침해 수사권 남용 ▲경합사건수사 ▲보완수사요구 ▲기소 ▲사건 검토 ▲재수사 요청 ▲기간 도과 후 재수사 요청 ▲송치요구권, 사건과계인으로부터 ▲이의 신청 등 통제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겨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검찰의 직접 수사 여지를 완전히 없애는 전향적 검찰 개혁이 필요하단 취지다.
박 본부장은 "검찰의 보완수사와 관련한 (권한은) 두 가지가 있다. 검찰에 의한 직접 보완수사권과 보완수사요구권"이라며 "수사-기소 분리라는 대전제 하에 직접 보완수사도 일종의 수사기 때문에 보완수사요구권으로 일원화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與 이용우 "충분히 시간 갖고 검토"
박범계 박균택 "최소한의 보완 수사 해야"
이처럼 보완수사권 폐지 여부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자 민주당 내에서는 신중론과 함께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검찰 정상화 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은 이용우 의원은 3일 SBS라디오에서 "갑론을박이 있는데 충분히 시간을 갖고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보완수사권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하면 수사 기소 분리 대원칙에 그것이 부합하는지에 대한 국민적 시각도 있는 것 같고 반대로 완전히 박탈했을 때 수사와 기소 일련의 과정에서 문제가 되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다"며 "만약에 진짜 박탈했을 때 대책은 무엇이 있을지 등을 포함해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의원과 박균택 의원은 최소한의 보완수사를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판사 출신인 박범계 의원은 1일 CBS 라디오에서 검찰이 지닌 보완수사권을 신설될 공소청에 제한적으로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보완 수사를 할지, 보완 수사를 하면 범위를 (경찰에서) 송치된 범죄 사실에 한해서만 할지, 동일성이 있는 다른 범죄 사실까지 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라며 "당해 범죄 사실에 한해 (공소청) 검사가 보완 수사를 하는 게 좋겠다는 게 개인적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압수수색이나 계좌추적 같은 강제 수사가 아니라 임의 수사에 한해 최소한의 범위에서"라고 제한적 보완수사권 부여 취지를 설명했다.
검사 출신인 박균택 의원은 2일 CBS라디오에서 "경찰에게 보완 수사만 요구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믿고 있지만 예외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별건 수사, 관련 수사를 못 하게 금지하는 범위 내에서 기소 여부 판단에 필요한 보완 수사를 예외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공소시효가 다가오는 사건과 경찰이 표적 수사 혹은 봐주기식 은폐 수사를 해 오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찰에게 보완수사를 요구해도 형식적으로 대충 해오면 억울한 피해자를 구제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이런 경우 예외적으로 별건 수사, 관련 수사를 못 하게 하는 범위 내에서 기소 여부 판단에 필요한 보완 수사를 예외적으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의원은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되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사건에 한해서 검사의 조사가 가능하게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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