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빨리 그려진 석화 재편 밑그림…"담합 등 규제해소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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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빨리 그려진 석화 재편 밑그림…"담합 등 규제해소 관건"

이데일리 2025-09-04 17:10: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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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진 기자] 국내 석유화학 사업재편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여수 석화 산단에서 기업 간 통합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새 판 짜기가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정부가 “무임승차 기업에는 엄중 대응하겠다”는 경고를 내놓은 만큼, 위기의식을 느낀 기업들이 일부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통합 논의에 나선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빠른 교통정리를 위해선 지원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기업 간 합병의 발목을 잡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담합 금지 규정을 일시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대산·울산 이어 여수도 재편 윤곽

석유화학 사업재편의 핵심인 여수는 우리나라 석화산업의 심장부로 불린다. 여기에만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GS칼텍스 등 4개의 대형 나프타분해설비(NCC) 사업자가 집중돼 있다. 이곳에서 한 해 동안 생산 가능한 에틸렌 규모는 총 649만5000톤(t)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에틸렌 생산능력(1295만t)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규모다. 업계에서 “여수에서 교통정리가 돼야 석화 사업재편이 성공하는 것”이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여수 산단에 다수의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것은 변수다. GS칼텍스만 하더라도 GS에너지와 미국의 쉐브론이 지분 50%씩 보유한 합작회사며, 여천NCC도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이 공동 경영하는 회사다. 한 곳의 설비 통합을 위해 최소 세 사업자가 머리를 맞대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이미 대산과 울산 석화단지에서는 기업 간 통합 논의가 일찌감치 이뤄져 왔다. 대산에서는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지난 6월 석유화학 설비 통합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현재 구체적인 설비 통폐합 협상을 벌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설비를 HD현대오일뱅크에 넘기는 것이 골자로, 현재 설비 가격을 두고 양사가 이견을 좁히는 중으로 알려졌다.

울산은 대한유화와 SK지오센트릭이 통합 논의를 벌이는 가운데, 일본식 유한책임사업조합(LLP) 모델 도입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LLP란 둘 이상의 파트너가 사업을 공동 운영하는 형태로, 물리적 합병 없이도 공동 운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대한유화가 SK지오센트릭의 설비를 인수하는 가능성을 점쳤지만, 양사 간 가격 눈높이가 달라 LLP 모델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재편 후 내년부터 정유·석화 통합 공정(COTC)인 샤힌 프로젝트 가동을 준비하는 에쓰오일과의 협력 방안도 주목된다. 에쓰오일의 스팀크래커는 이곳에서 연간 18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재편을 통해 에틸렌 생산량을 줄이면 결과적으로 에쓰오일이 반사이익을 얻게 될 수 있다”며 “정부에서도 이를 감안해 다양한 울산 산단의 협력 모델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전경.(사진=롯데케미칼)


◇“정부 압박에…기업들도 속도”

사업재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정부도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정부는 조만간 주요 NCC 기업들과 함께 사업재편을 논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식 LLP 모델의 법적 토대 마련과 공정거래법 담합 금지 규정의 일시적 완화 등 제도적 뒷받침도 논의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기업들에게 연말까지 기존 NCC 설비를 최대 370만t까지 줄이는 사업재편 계획을 제출하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각 업체의 사업재편 동참 여부에 따라 차등 지원하고, 각 기업에 맞는 금융·세제·연구개발(R&D)·규제완화 등 지원 패키지를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무조건적인 지원 대신, 합리적인 구조조정 방안을 들고 오면 그에 맞는 정책 지원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사업재편 기한을 연말까지로 제시했지만, 그전에 마무리하기 위해 기업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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