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잉글랜드 성인 대표팀에 발탁된 첫 무슬림 선수인 제드 스펜스가 앞으로의 세대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4일(한국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스펜스와 인터뷰를 전했다. 스펜스는 9월 A매치를 앞두고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다. 위 매체에 따르면 스페인스는 잉글랜드 대표팀에 뽑힌 최초의 무슬림 선수가 됐다.
스펜스는 지난 시즌 토트넘홋스퍼에서 핵심으로 활약했다. 2022년 안토니오 콘테 감독 시절 토트넘에 합류했지만, 곧바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스타드렌FC, 리즈유나이티드, 제노아 등 임대를 전전했다. 제노어 임대 시절 완전 이적 가능성도 존재했지만,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스펜스를 풀백 백업으로 낙점하며 토트넘에 남게 됐다.
스펜스는 토트넘 수비진의 줄부상으로 예상보다 빨리 출전 기회를 잡았다. 시즌 중반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가 부상을 당하면서 오른발잡이 스펜스는 멀티 능력을 살려 왼쪽 풀백 주전 자리를 꿰찼다. 스펜스는 곧바로 경쟁력을 보였다. 빠른 발과 왕성한 활동량으로 공수 양면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모든 대회 35경기 2골 3도움을 올렸다. 토트넘 이적 후 처음으로 한 시즌을 제대로 소화한 스펜스는 주어진 한 번의 기회를 붙잡으며 토트넘의 주축 수비진으로 발돋움했다. 올 시즌에도 스펜스는 공식전 4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 중이다.
스펜스의 활약은 생애 첫 성인 대표팀 발탁으로 이어졌다. 스펜스는 2022년 U21 대표팀에 발탁된 경험은 있으나 성인 대표팀과는 좀처럼 인연이 없었다. 지난 3월 토마스 투헬 감독의 첫 대표팀 명단에 후보군으로 올랐으나 발탁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스펜스의 꾸준한 활약으로 이번 9월 A매치 명단에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로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스펜스는 ‘BBC’와 인터뷰에서 “정말 축복이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다. 나는 항상 기도하고, 신께 감사드린다.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고 어두운 순간에도 내 곁에 계신다고 믿었다. 내 신앙은 나에게 정말 큰 부분이다”라며 대표팀 발탁의 기쁨을 전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선수의 종교를 공식적으로 기록하지 않지만, 스펜스는 잉글랜드 대표팀 첫 무슬림 선수로 알려졌다. 영국 내에서 스펜스의 종교가 화제가 되는 이유는 영국 내 무슬림에 대한 인식 때문으로 해석된다. 통계 기구 ‘모어 인 커먼 UK’에 따르면 영국 내 무슬림 인식에 대한 설문의 참여자 중 21%는 무슬림에 대해 다소나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2022년 기준 버밍엄 대학교 연구 결과에는 무슬림이 영국 내에서 두 번째로 ‘가장 비호감 그룹’으로 꼽히기도 했다.
스펜스는 자신의 종교 때문에 특별한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야기가 다음 세대를 격려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나는 어떤 특별한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그냥 미소 지으며 축구하고 행복하면 나머지는 저절로 풀릴 거다. 내가 할 수 있다면 여러분도 할 수 있다. 무슬림 아이들뿐 아니라, 어떤 종교를 가진 아이들이든 마찬가지다. 마음을 다하면 뭐든 해낼 수 있다”라고 격려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 대표팀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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