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조은석 내란특검팀의 원내대표실·원내행정실 압수수색 시도 사흘째인 4일 오전, 국회 본관 중앙계단에서 ‘야당 말살 정치 탄압 특검 수사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전국에서 온 당원들이 함께 빗속에서 우의를 입고 정부·여당을 성토했다.
장동혁 대표는 규탄사에서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그리고 애국시민 여러분, 오늘 2025년 9월 4일은 쓰레기 같은 내란정당 프레임을 깨는 날”이라며 “무도한 이재명 정권을 무너뜨리는 그 첫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모래 위에 쌓아 올린 정치특검의 수사는 결국 이재명 정권의 목을 베는 칼날이 될 것”이라며 “이재명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여러분 목숨 걸고 진격하자”고 했다.
국민의힘은 조은석 특검이 압수수색을 시작한 2일부터 정부·여당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지난 3일 예정에 없던 긴급 최고위원회의 및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같은 날부터 특검 압수수색 중단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진행하는 등 대여투쟁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국민의힘 저항이 거칠어진 것은 국회 본관 내 원내대표실·원내행정실을 특검이 노렸기 때문이다. 특히 압수수색이 ‘막말 논란’이 큰 최교진 교육부장관 후보자 청문회날에 맞춰 진행된 점, 특검이 당 사무처 직원의 휴대폰을 자택에서 변호인 조력권까지 무시하며 압수하는 상황이 발생해 국민의힘은 더욱 격앙된 분위기다.
여당 역시 특검과 보폭을 맞춰 국민의힘을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가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 등을 받는 것을 거론하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고, 그가 내란 중요임무 종사자로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국민의힘은 내란당이 되는 것이고, 그렇다면 위헌 정당 해산심판을 피할 길이 없다”고 했다.
특검 압수수색을 계기로 정부·여당-국민의힘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여야 영수회담 논의 역시 완전히 뒤로 밀린 모양새다. 여야 경색 상황이 조금이라도 풀려야 관련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 달 추석 전 영수회담은 사실상 어렵다는 관측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영수회담에 대해 “압수수색 상황에서 영수회담을 언급할 때가 아니다”며 논의에 진척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4일 논평을 통해서도 “앞에서는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말하고, 뒤에서는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제1야당을 연이틀 압수수색 시도했다”며 “영수회담이라 쓰고, 압수수색으로 읽으라는 것인가. 결국 정치가 아니라 ‘정치 쇼’, 협치가 아니라 ‘사기극’”이라고 힐난했다.
영수회담 형태 역시 난제다. 국민의힘 측은 의제 조율 후 이재명 대통령-장동혁 대표 독대 형태의 만남이 있어야 응할 가능성이 크지만 대통령실은 여·야·정이 함께 만나는 형태를 선호한다. 장 대표가 독대에서 ‘특검수사 중단’을 요청할 경우, 이 대통령이 수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독대 형태 만남이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현재 여야 대치 국면을 고려하면 추석 전 영수회담은 사실상 성사되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독대가 없는 만남은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더욱 추석 전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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