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발효된 미국 상호관세 영향으로 앞으로 수출 실적이 둔화할 것이 불가피하지만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당분간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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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7월 경상수지는 107억 8000만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2023년 5월(20억9000만 달러) 이후 27개월째 흑자를 이어가면서 2000년대 들어 두 번째로 긴 흑자 기조다.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했던 지난 6월(142억 7000만달러) 대비 34억 9000만달러 감소했지만, 역대 7월 중 최대치를 보인 만큼 선방했다는 평가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날 열린 설명회에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던 6월보단 흑자 규모가 줄었으나 7월 기준으로는 집계 이래 가장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양호한 수출 성적에는 반도체와 선박의 기여도가 컸다. 경상수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102억 7000만달러 흑자로, 수출은 597억 8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고 수입은 495억 1000만달러로 0.9% 줄었다. 통관 기준으로 수출을 살펴보면 반도체가 같은 기간 30.6%, 선박이 114% 늘어나며 수출을 뒷받침했다.
한은은 글로벌 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지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와 내년까지는 반도체 수요가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8월 반도체 수출은 서버용 중심의 견조한 수요가 지속되며 전년 동월 대비 27.1% 증가한 151억 달러를 달성, 사상 최대 수출액을 2개월 만에 경신한 바 있다.
반도체와 더불어 선박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도 지속하리라는 전망이다. 송 부장은 “우리나라 조선 같은 경우 세계 1~2위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데다 선가가 오르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선박 특성상 지난 2023년 수주 효과가 현재까지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우리나라 고부가가치 조선 경쟁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한은은 올해 7월까지는 미국의 품목관세 효과가 가시화했다고 평가했다. 송 부장은 “미국 관세 조치가 7월 경상수지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면 관세가 부과된 품목을 중심으로 수출의 부정적 영향이 본격화했다”면서 “대미 철강의 경우 이전부터 글로벌 수요 하락으로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품목관세 대상에 가전제품 등 철강이 들어가는 품목까지 확대되면서 영향이 뚜렷했다”고 설명했다.
8월 경상수지부턴 품목관세에 이어 지난달 초 발효된 상호관세 영향까지 본격화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7일 우리나라에 15%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한 바 있다. 송 부장은 “당장 8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대미 수출이 12% 감소한 만큼 그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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