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남녀공학 전환 마산 의신중·해운중…학습 동기 고취·배려 문화 확산
(창원=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초등학교 때처럼 남녀가 같이 있다 보니 적응이 빠르고, 반 분위기도 활발해요."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 의신중학교 1학년 신소담(13) 양은 교실 분위기를 묻는 말에 환하게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의신중은 지난해까지 '마산의신여자중학교'였지만, 올해부터 교명을 바꾸고 신입생부터 남녀공학으로 바뀌면서 교실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기자가 4일 찾은 의신중 교실에서는 남녀 학생들이 책상을 붙이고 모여 앉아 영어 'to 부정사' 문제를 풀며 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교사 휴게실에서 만난 김고은 국어 교사는 "남학생이 들어온 뒤로 학급이 전보다 활기차고, 학생들이 서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체감 변화는 동아리 활동에서도 두드러졌다.
3학년 조승아(15) 양은 "동아리 활동 때 남학생들이 종종 여학생과 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고, 생각 폭도 넓어진 것 같다"며 "처음에는 여학생만 있던 곳에 남학생이 있어 어색했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고 말했다.
남자학교였던 마산 해운중도 올해 남녀공학으로 전환된 뒤 남녀 합반은 아니지만 학교 전체 분위기는 크게 달라졌다는 평가다.
이 학교의 한 부장 교사는 "예전엔 일부 학년에서 거친 언행이 있었지만, 이제는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김영운 교사는 "남녀공학 이후 학생들이 서로 배려하는 법을 배운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교사는 "남녀공학 전환 후 학업에 대한 경쟁을 포함해 다양한 시너지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해운중 1학년 연새온(13) 군과 송지아(13) 양, 의신중 정현민(13) 군은 "단성학교에 다니는 초등학교 친구들이 오히려 우리를 부러워한다"고 귀띔했다.
앞서 의신중과 해운중은 남녀공학 전환을 앞두고 입학 경쟁률이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학교는 의신중, 해운중 외에도 밀양세종중까지 3곳이다. 내년에는 창원남고·창원공고·경남전자고도 남녀공학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모집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남녀공학 전환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학부모 70% 이상 동의가 필요하지만, 최근 남녀공학 전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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