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 ‘에이닷’을 연내 일부 유료 서비스로 전환한다. 앞서 LG유플러스는 단말기에서 자체적으로 작동하는 AI 음성 위변조 차단 기능 ‘안티딥보이스’를 지난 6월에 선보인 바 있다.
SK텔레콤이 에이닷 일부 유료화를 진행하면 LG유플러스도 이어서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KT. KT는 ‘에이닷’이나 ‘익시오’ 같은 직접적인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어서다. 이동통신3사가 AI 컴퍼니를 외치는 가운데 AI B2C 서비스를 내놓지 않는 KT만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에이닷 애플리케이션(앱) 공지사항을 통해 ‘유료 서비스의 이용’ 등 서비스 판매 과정에 필요한 이용약관을 새롭게 추가했다. 현재 에이닷은 무료로 통화 녹음 및 요약 서비스, 일반 음성 녹음 및 노트 생성(에이닷노트)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약관에는 상품 판매와 관련한 약관이 없었다. SK텔레콤은 이번 약관 개정에서 부분 유료 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이용 의무와 결제·취소·환불 등 규정을 추가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연내 에이닷 부분 유료화를 준비 중으로, 이를 위해 약관 변경을 고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용약관 개편으로 유료화를 준비하며 에이닷 서비스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에이닷3.3.0’ 업데이트를 한지 두달여 만인 지난달 4일 ‘에이닷4.0’ 버전 업데이트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에이닷4.0을 통해 SK텔레콤은 다양한 분야 AI 에이전트를 하나로 통합했다. 그동안 AI 음악 에이전트, 미디어 에이전트 등으로 나눠져 있던 서비스를 하나로 모았다.
지난 달 27일에는 AI 에이전트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기도 했다. 최근 오픈AI에서 출시한 ‘GPT-5’ 모델을 추가한 것이다. 6월에는 AI B2C 서비스의 대표격인 회의록 녹음 기능인 ‘에이닷노트’ 테스트 서비스도 시작했다. 이번에 우선 유료화를 진행하는 것은 ‘에이닷노트’ 서비스인 것으로 전해진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하반기 내 AI 통화비서 서비스 ‘익시오’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부분 유료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상반기 열린 간담회에서 익시오를 우선 유료화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만약 SK텔레콤이 에이닷노트 등을 대상으로 유료화 서비스를 진행하면 LG유플러스도 곧이어 유료화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5월 30일 익시오에 업데이트한 서비스는 AI로 위·변조한 목소리를 판별할 수 있는 ‘안티딥보이스’(Anti-DeepVoice)다. 이 기술은 위조된 목소리의 부자연스러운 발음을 찾아내거나 음성 주파수의 비정상적인 패턴을 탐지해 진위를 판별한다.
LG유플러스는 AI가 합성한 얼굴까지 분석하는 ‘안티딥페이크’(Anti-Deepfake) 기술도 확보했다. 현재 온디바이스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현재 AI 모델 최적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영상이나 이미지를 분석해, 합성된 영상에 남아있는 비자연적인 흔적을 탐지함으로써 합성 여부를 판별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문자나 영상에서 위조·유해 이미지로 생성된 이미지를 감지하는 기능도 개발할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통화 시작 전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높은 번호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통화 전 AI 보이스피싱 탐지 시스템’과 보이스피싱 범죄자의 목소리를 탐지하는 ‘범죄자 목소리 탐지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반면 KT는 에이닷이나 익시오 같은 직접적인 B2C 서비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B2C보단 B2B(기업간거래)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KT의 AI B2B 전략은 ‘독자 모델 중심 AI’와 ‘글로벌 협력 중심 AI’ 전략을 투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 글로벌 협력 전략으로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팔란티어 등 빅테크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독자 AI 모델 전략으로는 자체 개발한 ‘믿:음2.0’을 중심으로 공공분야 AI 전환 사업 확대를 노리고 전략이다.
KT의 경우 정부가 진행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팀 선정에 탈락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경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내건 만큼 해외 기술과 협력 여부가 감점으로 적용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같이 탈락한 카카오의 경우,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기술 협력에 집중하고 있지만 KT는 독자 AI 모델 전략도 추진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KT의 AI B2B 사업 역시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통사 고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경우 에이닷, LG유플러스의 경우 익시오라는 확실한 AI B2C 브랜드가 있지만 KT는 없다”며 “SK텔레콤을 시작으로 AI 서비스 유료화가 진행되기 시작하면 이용자들 이미지에 ‘통신사=AI 기업’이 생길 수 있지만 그 자리에 KT는 없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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