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NEWS=김소영기자] “내 목소리가 내 마음을 증명한다.” SK텔레콤이 공개한 신기술 ‘멘탈비전(MentAl VISION)’은 단순한 통신서비스를 넘어,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일상화된 현대 직장인들에게, 이제 AI는 상담자이자 처방전이 되고 있다.
▲ 목소리와 얼굴로 심리상태 파악
SK텔레콤은 사람의 음성과 얼굴 이미지를 기반으로 우울·불안·고립감 등 심리상태를 판별하는 AI 모델을 구축했다. ‘정신력 비전’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현재 SK그룹 임직원에게 먼저 적용된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4개의 문장을 따라 읽고 카메라에 얼굴을 비추면, 3분 만에 개인 맞춤형 마음 건강 리포트가 제공된다. 결과는 곧장 사내 복지 기관인 ‘행복 날개수련원’과 연동돼 프로그램으로 이어진다. 즉, 짧은 검사 한 번으로 업무와 삶을 바꿀 수 있는 데이터를 얻는 셈이다.
▲ 한국 직장인의 심리적 경고등
이 기술이 등장한 배경에는 한국 직장인의 열악한 정신건강 지표가 있다. 캐나다 텔러스헬스(TELUS Health)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 노동자의 정신건강지수(MHI)는 조사 대상 8개국 가운데 최하위였다.
응답자의 47%는 우울감,
43%는 불안감,
44%는 고립감을 호소했다.
그뿐만 아니라 10명 중 3명은 정신건강 문제로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 리스크다.
▲ AI가 ‘마음 주치의’가 되는 시대
SK텔레콤은 헬스케어 스타트업 유쾌한 프로젝트와 협력해 이번 서비스를 개발했다. 회사 측은 “병원 진료실 밖에서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심리 진단”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미 SKT는 음성만으로 후두암, 성대결절, 발성 장애 등을 판별하는 ‘보컬비전(VocAl VISION)’을 개발해 식약처 의료기기 허가까지 획득한 바 있다. 즉, AI는 목소리라는 데이터를 단순한 음향이 아니라 생명 신호로 해석하는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 넘어야 할 과제, 그리고 열려 있는 가능성
물론 해결해야 할 숙제도 있다. 음성과 얼굴 같은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AI 진단의 신뢰성은 필수 조건이다. 잘못된 분석은 오히려 역풍을 부를 수 있다.
하지만 냉정히 따져도 기회는 분명하다.
◾기업에는 직원 복지를 넘어선 생산성 보장
◾개인에게는 시간과 비용 부담 없는 비대면 심리 관리
◾산업에는 통신과 헬스케어의 융합이라는 신시장 개척이라는 이점을 제공한다.
▲ “통신에서 치유로”
이종민 SK텔레콤 미래 R&D Lab장은 “구성원 서비스를 시작으로, 다양한 고객에게 몸과 마음 건강을 증진할 기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복지 서비스가 아니라, SK텔레콤 고객 전체로 확산될 헬스케어 AI 플랫폼의 전초전이다. 냉정한 현실은 한국 직장인의 정신건강이 위험 수위에 있다는 점이지만, 낙관적인 전망은 뚜렷하다. 머지않아 SKT 고객 누구나 휴대폰만으로 자신의 심리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앞으로 통신사는 더는 “통화 품질”만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당신의 마음 상태는 안녕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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