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방위산업전시회(MAPO)에서 K방산이 현지 방산 관계자와 주요 바이어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대규모 수출 계약과 현지 생산 합작 투자 등 협력 성과가 이어지면서, K방산의 유럽 시장 판로 확대에도 청신호가 켜진 분위기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폴란드는 지난 2022년 K2 전차 180대를 포함해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총 123억달러, 우리돈으로 약 17조원 규모의 한국산 무기체계를 구매하기로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단일 방산 수출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체결하는 등 우리나라와의 방산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유럽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는 폴란드에서 개최된 이번 전시회에 한화그룹을 비롯해 현대로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K방산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참가해 주력 상품들을 선보였다.
먼저 한화 방산 3사는 지상-해양-우주를 아우르는 폴란드 맞춤형 방산 설루션을 제시했다. 한화시스템은 전차와 자주포의 ‘최후 방패’로 불리는 능동방호체계(Active Protection System, APS)를 비롯해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天光), 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L-SAM) 다기능레이다(MFR), 기동형 안티드론 솔루션, 소형 SAR(Synthetic Aperture Radar) 위성 등 최첨단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한화시스템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동·북유럽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현지 파트너십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기업인 WB그룹과 천무 유도탄 현지생산을 위한 합작법인(Joint Venture) 설립에 관한 협약을 전시회 기간 중인 2일 체결했다. 이번 협약 체결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수출 예정인 천무 유도탄을 현지에서 생산할 뿐만 아니라, 향후 유럽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도 “유럽의 방산 블록화로 수출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현지화를 통한 시장 확대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합작법인을 비롯해 다양한 지역별 맞춤 현지화 전략으로 대한민국 방산의 글로벌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4일, 폴란드 군비청과 K2 전차 2차 이행계약을 체결한 현대로템은 현지에서 양산될 폴란드형 K2 전차를 목업으로 공개했다. 2028년부터 생산될 폴란드형 K2(K2PL) 전차에는 적군의 대전차 유도 미사일과 드론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동방호체계와 전파를 교란해 드론의 정상 가동을 막는 드론 재머(ADS)가 탑재된다. 여기에 원격사격통제체계(RCWS)와 성능이 개선된 특수 장갑으로 작전수행능력도 더욱 강화됐다.
특히 K2 전차 2차 계약에는 폴란드형 K2뿐 아니라 기술이전과 현지생산, 향후 공동수출 확장 가능성 등을 포함하고 있어 향후 한국과 폴란드 양국이 더욱 폭넓은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후속 사업 추진을 위한 홍보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미래 무인 기술까지 현지에서 폭넓은 협력을 이어갈 수 있는 사업도 모색하고 있다.
KAI는 유럽 수출길을 개척한 FA-50 다목적 전투기를 필두로 국산 KF-21 전투기와 기동헬기 수리온(KUH), 소형무장헬기(LAH) 등 고정익과 회전익을 망라한 주력 기종을 선보였다. 특히, KF-21과 FA-50에 연동될 무인전투기(UCAV) 및 다목적무인기(AAP)와 미래 전장에서 탐지·공격 능력과 생존성을 대폭 높이기 위해 수리온과 소형무장헬기에 공중발사무인기(ALE)를 적용한 유무인복합체계(MUM-T)가 전시 참가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KAI는 폴란드와 후속지원 사업 추진을 위해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견고히 하는 한편, 슬로바키아, 불가리아 등 전투기 교체 수요가 있는 주요 참가국의 핵심 관계자를 만나 신규사업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회 기간에는 정부 관계자들도 참석해 국내 기업들을 위한 측면 지원에도 나섰다. 방극철 방위사업청 기반전력사업본부장은 현지에서 폴란드 국방차관 등 방산 관련 주요 직위자와 면담하고 양국 간 방산협력 현안을 논의한 데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폴란드 WB그룹 간 유도탄 현지생산을 위한 협약 체결식에도 참석하는 등 양국 방산협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갔다.
방극철 본부장은 현지에서 “폴란드는 한국 방위산업의 중요한 파트너로, 단순한 무기체계 도입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과 글로벌 방산시장 진입 등 방산협력 분야를 확장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향후 잠수함 사업 등 추가적인 방산 협력을 지원하고, K방산이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부처, 기관, 방산기업의 가능한 모든 역량을 총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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