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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픈 이후 3일간 이구키즈 성수를 찾은 소비자들은 500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비 대상이 제한적인 키즈 패션의 특성상 외부 단독 매장에 3일간 5000명 넘게 방문한 건 흔치 않다는 게 업계 평가다. 특히 매장 위치가 2030세대의 트렌디한 패션 성지인 성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이례적이다.
이구키즈 성수는 무신사 산하 브랜드 29CM가 오픈한 키즈 편집매장이다. 그간 무신사와 29CM를 통해 쌓아온 취향 기반 패션사업 경험을 키즈로 확장한 브랜드다. 이번에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키즈 패션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구키즈 성수 관계자는 “기존 백화점·쇼핑몰 입점 매장 형식이 아닌 25~39세 젊은 부모들을 타깃으로 형성된 컨템포러리 키즈 브랜드를 엄선해 배치한 것이 많은 방문을 이끈 요인”이라며 “취향에 맞는 새 브랜드를 탐색하고자 하는 젊은 부모들의 성향을 적극 공략했다”고 말했다.
국내 패션 산업 전반이 불황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키즈 패션은 나홀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키즈 패션 시장은 2조 5390억원으로 2020년대비 38% 성장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지난 7월 발표한 ‘2025년 봄 패션 실태조사’에서도 국내 패션 산업 전체는 8% 줄었지만, 키즈 패션 매출은 30% 이상 신장했다.
국내 키즈 패션 시장은 크게 전문 브랜드, 제조·유통 일괄(SPA) 브랜드,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등이 이끌고 있다. 우선 아가방앤컴퍼니, 한세엠케이(069640)(모이몰른) 등 다양한 키즈 전문 브랜드들이 있다. 하지만 최근 가장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건 SPA 키즈 브랜드다.
대표적인 곳이 신성통상(005390)의 ‘탑텐키즈’다. 최근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장 중이다. 올 상반기에만 원그로브점(마곡), 고덕점, 하남감일점을 냈고, 하반기에도 서울 구의동, 제주도 등에 추가 매장을 낼 예정이다. 0세부터 해당하는 ‘베이비’ 라인도 함께 갖췄다. 해외 SPA 브랜드 중에선 ‘유니클로 키즈’, ‘갭 키즈’ 등이 이미 국내 부모 소비자들 사이에선 디자인, 내구성 등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다.
명품 브랜드의 키즈 라인도 빠르게 침투 중이다. 지난해 겨울에는 한 벌당 100만원이 넘는 ‘몽클레어 키즈’의 경량 패딩이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디올 키즈’, ‘구찌 키즈’, ‘펜디 키즈’, ‘버버리 키즈’ 등이 최근 국내에서 주목도가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 같은 키즈 패션 시장의 성장엔 주 양육자이자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밀레니얼 부모 세대가 자리하고 있다. 가치 소비와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 30~40대 부모 고객이 아이 한 명에게 많은 돈을 들이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최근엔 가성비와 명품 브랜드로 양극화됐던 키즈 패션 시장에 신흥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떠오르며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젊은 3040 부모들은 아이와 함께 비슷한 브랜드나 분위기로 옷을 입으려는 수요가 많다”며 “시장 자체가 고성장세인데다, 브랜드 충성도나 소비가 자연스럽게 대물림될 수 있는 만큼 불황 타개를 위해 더욱 키즈 라인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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