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흔드는 트럼프上] 중앙은행 독립성 위기...글로벌 경제 불안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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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흔드는 트럼프上] 중앙은행 독립성 위기...글로벌 경제 불안 가중

투데이신문 2025-09-04 10:58: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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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뉴시스/AP]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뉴시스/AP]

【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에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한 데 이어 연준 이사 리사 쿡을 해임했다. 이번 조치에 따른 미국 통화정책 우려로 국내 금융시장도 커지는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4일 AP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은 쿡 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하기 전 주택담보대출 사기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그를 즉시 해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1년 실거주용으로 대출을 받아 주택 두 채를 구매했으나 이듬해 한 채를 임대로 내놓은 것이 거짓 진술에 의한 사기라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리사 쿡 이사는 지난 2022년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임명, 사기 의혹은 연준 이사로 임명되기 전의 일이며 기소되거나 유죄판결을 받은 바 없다. 때문에 쿡 이사는 이같은 결정에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번 해임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후임을 지명하게 되면 연준 이사 7명 중 4명이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로, 연준의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이사 7명 중 4명을 직접 임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내년 초에는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임명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연은 총재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앉힐 이사들의 성향이 곧 인사 결정에 직결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전반적인 통화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 연준은 중앙은행이 비선출직 전문가들로 이사진을 구성해 비인기적 결정을 내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독립적으로 인플레이션을 통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준은 미국 경제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경기가 침체됐을 때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소비, 성장, 고용을 촉진할 수 있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면 경제가 악화되거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 

한국은행 워싱턴주재원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은 스웨덴 중앙은행이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잘 작동하는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공공정책 결정은 거의 모든 경우에 있어 선출된 정부기관이 담당해야 하며, 기관에 대한 독립성 부여는 단기적인 정치적 고려로부터 보호가 명백히 필요한 사안들로서 매우 드물고, 명시적이며, 엄격하게 제한적인 경우로 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경제학자이자 비당파 의회예산국(CBO) 전 국장인 더글러스 엘멘도프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에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하할 것을 요구하면 경제가 과도하게 자극받아 소비자 수요가 경제가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고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팬데믹 당시 발생한 현상과 유사한 상황이다.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달러와 글로벌 시장 위험 키워

미국 대통령이 연준을 압박한 게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1960년대 중반 린든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 전쟁과 빈곤 퇴치 프로그램에 대한 정부 지출을 늘리면서 금리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윌리엄 맥체스니 마틴 당시 연준 의장에게 압력을 가했다. 

리처드 닉슨은 197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아서 번스 의장이 금리 인상을 지연하도록 압박했다. 두 사건 모두 1960년대와 70년대의 고질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훼손될 경우, 신뢰성 저하와 달러 약세, 장기 인플레이션 우려 등 미국 경제 전반에 걸친 위험이 증폭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장·단기 금리 차 확대와 금융시장 불안, 투기 자본의 유입 등 시장의 시스템적 리스크도 상존한다. 미국의 정책 신뢰도 하락은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심대한 충격을 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 경제 성장 저해와 불균형 확대가 발생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금융시장이 불안정할 경우 기업 투자와 경제 활력이 둔화되며, 더욱 불안정한 경제 상황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국민은행 이민혁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흔들기는 2가지 측면에서 달러 약세 요인인데, 먼저 연준 이사회 전체가 트럼프 측근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더욱더 커질 것으로 보이며 달러 약세의 요인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의 흔들기 자체가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시키는 재료가 되면서 달러 자산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하락하면서 달러가 약세로 갈 수 있다”며 “기축통화의 신뢰도는 상당부분 중앙은행의 독립성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이 흔들린다면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유로나 엔, 스위스 프랑 같은 다른 기축통화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0미만인 98.18수준이다.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가 커지며 안전자산인 금값이 전날 오전 기준 온스당 3546달러를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30년 만기 장기 국채 금리는 4.97% 수준까지 오르며 장단기 금리 차가 3년 만에 최대폭으로 벌어졌다.

iM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에 행정부의 입김이 들어간다는 부분에서 정책의 신뢰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없는데도 인하를 했을 때 시중금리 또한 내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연구원은 “금값은 나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 통화정책 불안 자체가 국채금리 쪽에서의 흐름을 자극하며 최근 30년 만기 미국채금리 같은 게 상당히 급등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이 계속되면 추가적인 금 가격 상승 역시 영향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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