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따끈한 찌개다. 퇴근길에 코끝을 자극하는 찌개집의 매운 향, 집에 돌아와 뚝배기를 올려 끓일 때 퍼져 나오는 고소한 냄새는 계절의 풍경을 완성한다.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든든하다.
그중에서도 순두부찌개는 단연 인기 메뉴다. 국물이 얼큰하고 칼칼하면서도 부드러운 순두부가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밥 한 숟가락을 크게 떠서 국물에 적시면 자연스레 숟가락이 다시 간다. 누구나 한 번쯤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운 경험이 있을 만큼 밥도둑 음식이다.
순두부 효능
순두부는 콩을 간 뒤 응고제를 약하게 넣어 만든다. 일반 두부와 달리 단단히 굳히지 않아 몽글몽글한 형태를 유지한다. 이 때문에 숟가락으로 떠 넣으면 국물 속에서도 고운 결이 그대로 살아 있다. 입에 넣었을 때 부드럽게 흘러내린다.
콩 자체가 단백질 공급원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순두부는 가공 과정이 단순해 콩에 들어 있는 성분이 그대로 남는다. 단백질 외에도 이소플라본이 풍부해 체내 대사를 돕는다. 또 마그네슘과 칼슘이 들어 있어 뼈와 근육에 좋은 식재료로 꼽힌다. 여름철 입맛이 없을 때도 순두부는 소화 부담이 적어 쉽게 먹을 수 있다.
열량은 낮으면서도 포만감이 커 다이어트 식단에도 자주 포함된다. 단맛이 은은해 채소와 함께 끓이면 자연스러운 단맛이 우러나고, 고기와도 잘 어울린다. 매운 양념과 만났을 때도 자극을 완화해주며 전체적인 맛을 부드럽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순두부찌개 만드는 법
순두부찌개의 핵심은 국물이다. 국물이 제대로 나와야 밥을 말아 먹었을 때도 맛이 깊다. 국물을 내는 첫 단계는 파기름이다.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대파를 넣어 볶으면 향긋한 냄새가 퍼지면서 기초 맛이 완성된다. 여기에 고춧가루를 넣고 약불에서 살짝 볶으면 붉은 기름이 우러나고 찌개의 색이 한층 선명해진다. 이 과정에서 불 조절이 중요하다. 너무 세면 고춧가루가 타고, 약하면 색이 옅다.
다음 단계는 육수다.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10분 정도 끓이면 감칠맛이 배어 나오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면 코인 육수 하나로 충분하다. 물 250ml에 육수를 풀고 진간장과 멸치액젓, 다진 마늘을 넣어 간을 맞춘다. 멸치액젓은 한 스푼만 넣어도 감칠맛이 배가되며, 다진 마늘은 국물의 깊이를 더한다.
국물이 끓어오르면 양파와 애호박을 넣는다. 양파는 단맛을 내고 애호박은 시원한 맛을 살린다. 이어서 순두부를 숟가락으로 떠 넣는데, 칼로 자르면 부서져 국물에 흩어진다. 크게 떠 넣어야 모양이 살아 있고, 먹을 때도 부드럽다.
5분 정도 끓이다가 마지막에 계란을 톡 깨 넣는다. 노른자가 동그랗게 떠오르다가 국물 속에서 익어가는 모습이 식욕을 자극한다. 청양고추와 대파를 올리면 칼칼한 향과 함께 마무리 된다. 뚝배기에 담아내면 온기가 오래 유지돼 마지막 숟가락까지 뜨끈하게 먹을 수 있다. 여기에 김 가루와 참기름을 살짝 뿌리면 풍미가 배가된다.
순두부찌개 더 맛있게 먹는 법
기본 찌개에 변화를 주면 색다른 재미가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사리를 넣는 것이다. 당면을 넣으면 국물 속에서 쫄깃하게 익어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다. 칼국수 면을 넣으면 한 그릇만으로도 한 끼가 된다. 냉동실에 있는 만두를 넣으면 속 재료가 국물에 퍼지며 또 다른 별미가 된다. 떡국떡을 넣으면 쫀득한 식감이 더해져 어린아이도 좋아한다.
해산물을 곁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바지락을 넣으면 바다향이 더해지고 국물이 시원해진다. 해감을 충분히 해 흙 맛을 빼는 게 중요하다. 새우를 넣으면 감칠맛이 배어 한층 깊은 맛을 낸다.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넣으면 구수함이 살아나 밥이 절로 비워진다. 고기와 해산물을 함께 넣으면 푸짐한 안주로도 손색이 없다.
김치를 곁들이면 색다른 맛이 난다. 신김치를 잘게 썰어 넣고 함께 끓이면 국물에 시큼한 맛이 배어 해장 메뉴로 제격이다. 계란 노른자를 터뜨려 밥 위에 얹고 국물을 끼얹으면 고소하고 진한 맛이 살아난다. 김 가루를 뿌리고 참기름을 둘러 마무리하면 숟가락이 멈추지 않는다.
순두부찌개 레시피 총정리
■ 요리 재료
순두부 400g, 양파 1/2개, 대파 1대, 애호박 1/3개, 청양고추 1/2개, 계란 1개, 고춧가루 2스푼, 물 250ml, 코인 육수 1알, 진간장 1스푼, 멸치액젓 1스푼, 다진 마늘 1스푼, 식용유 약간
■ 만드는 순서
1. 대파, 양파, 애호박, 청양고추를 썬다.
2.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대파를 볶아 파기름을 낸다.
3. 고춧가루 2스푼을 넣고 약불에서 볶는다.
4. 물 250ml에 코인 육수 1알, 진간장, 멸치액젓, 다진 마늘을 넣는다.
5. 국물이 끓으면 양파와 애호박을 넣는다.
6. 순두부를 숟가락으로 크게 떠 넣고 5분간 끓인다.
7. 계란을 넣고 대파와 청양고추를 더한다.
8. 1분 더 끓인 뒤 뚝배기에 담아낸다.
■ 오늘의 레시피 팁
- 고춧가루는 약불에서 볶아야 색이 곱다.
- 순두부는 숟가락으로 떠 넣어야 질감이 살아난다.
- 멸치액젓은 간을 맞추는 핵심이지만 1스푼 이상 넣으면 짜므로 주의한다.
- 계란은 국물이 끓은 뒤 넣어야 부드럽게 익는다.
- 김가루와 참기름은 마지막에 살짝 뿌려 풍미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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