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승절, 세계가 불안해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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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승절, 세계가 불안해지는 이유

월간기후변화 2025-09-04 10:27:00 신고

▲ 푸틴, 시진핑, 김정은이 함께 나란히 걷고 있다.    

 

중국은 매년 9월 3일을 ‘전승절(抗日戰爭勝利紀念日)’로 기념한다. 이는 1945년 일본이 무조건 항복을 선언한 뒤 중국이 항일전쟁에서 승리했음을 공식적으로 기념하는 날로, 단순한 역사적 회상에 그치지 않는다.

 

오늘날 전승절은 중국이 국가적 자신감을 과시하고 국제사회에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날로 변모했으며, 그 의미는 점점 세계 불안정성과 직결되고 있다.

 

전승절의 뿌리는 항일전쟁이다. 중국은 1937년 노구교 사건 이후 전면적인 전쟁에 돌입했고, 8년간의 처절한 싸움 끝에 1945년 일본의 항복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이 과정은 중국이 연합국 일원으로서 국제질서 재편에 합류하는 계기가 되었고, 특히 중국 공산당은 이를 ‘민족 자주와 독립의 쟁취’로 해석하며 정권의 정통성을 강화하는 근거로 활용했다. 전승절은 역사적 기념일을 넘어 체제 선전의 수단으로 고착되었다.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는 전승절의 핵심 장면이다. 인민해방군은 최신 무기를 공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스텔스 전투기, 극초음속 무기까지 등장시키며 중국의 군사적 위상을 과시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 자리에서 “중국은 다시는 굴욕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 강조하며, 대내적으로는 애국주의를 고취하고 대외적으로는 강력한 경고를 발신한다. 이는 단순한 축제가 아닌, 중국식 패권 선언의 장인 셈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과의 갈등은 반복적으로 부각된다. 중국은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과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역사적 책임 회피’로 규정하며 강하게 비판한다.

 

일본 역시 전승절의 메시지를 불편하게 받아들이고, 이는 동북아 외교·안보 관계의 긴장을 높인다. 결국 전승절은 단순한 과거사 문제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국제 분쟁 구조를 심화시키는 촉매제가 된다.

 

미국과의 관계에서도 전승절은 전략적 함의를 가진다.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강화하며 일본, 한국, 호주와의 군사 협력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자신을 “항일전쟁 승리의 주역”으로 내세우며 반미·반일 전선을 과시한다.

 

이는 대만 해협, 한반도 정세, 남중국해 문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지역 안보 불안을 확대한다. 전승절은 과거의 승리가 아니라 오늘날 미·중 대립의 상징이 되어 가고 있다.

 

세계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전승절은 중국의 외교 무대이기도 하다. 중국은 “세계 2차대전 승전국”이라는 자격을 내세우며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강화하려 하지만, 이는 서방의 견제를 불러온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의 군사적 부상과 권위주의적 통치를 경계하며 민주주의·인권 문제를 강조하고, 그 결과 국제질서는 양분화된다. 전승절은 이 양극화 구도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무대가 된다.

 

현재 세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불안정, 기후 위기,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중국 전승절이 추가하는 군사적 메시지는 새로운 불확실성을 던지며 불안을 가중시킨다. 과거를 기념하는 행사가 오히려 미래의 갈등을 자극하는 아이러니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전승절은 단순한 역사 축제가 아니라, 국제 질서 불안을 드러내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중국은 항일전쟁 승리를 통해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신되는 군사·정치적 메시지는 세계 긴장을 증폭시키고 있다.

 

전승절은 과거의 승리를 기념하면서도 현재의 패권 경쟁과 미래의 불확실성을 반영하는, 시대적 모순이 집약된 상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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