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푸틴에 실망했다며 말뿐인 러 위협' 지적에 발끈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대(對)러시아 제재와 관련된 질문에 분노하며 추가 제재 가능성을 거론했다.

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발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과 공개 정상회담에서 진행된 언론과의 질의응답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좌절감을 여러 번 표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질문에 대해 “그걸 어떻게 아느냐. 누구 편이냐”고 반박했다.

그는 “중국을 제외한 가장 큰 수입국(러시아 원유)인 인도에 2차 제재를 가했는데 그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며 “러시아는 그로 인해 수천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달 27일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금줄 역할을 한다면서 인도에 50%의 고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단계나 3단계(제재 조치)는 아직 하지도 않았다”며 “그것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다고 생각하면 당신은 새로운 직장을 알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러시아에 대해 수사적인 위협만 가하고 있다는 지적으로,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발끈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을 추진하고 있으나 푸틴 대통령이 사실상 이에 응하지 않는 모양새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회담할 준비가 되면 모스크바로 오라”고 제안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양자회담에 대해 “가능하다”며 “젤렌스키가 준비된다면 그가 모스크바에 오게 하고 그렇게 되면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올해 3차례 진행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직접 협상 대표의 급을 높일 수도 있지만 현 수준에 만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