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상청은 4일 여름철(6~8월) 기후특성을 발표하면서 올해는 이른 더위와 짧은 장마기간 동안 무더위와 집중호우가 반복된 특징이 있었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전국의 평균기온은 25.7도로 역대 1위를 경신했다. 앞서 가장 더웠던 해는 2024년(25.6도)이었는데, 올해는 더위가 평소보다 한 달가량 빠른 6월 말부터 시작돼 8월 하순까지 이어지면서 평년보다 2도나 더 더웠다.
7월과 8월에도 낮 동안 오른 기온이 밤에 식지 못하면서 전국의 폭염 일수(28.1일)가 평년(17.5)보다 열흘 가까이 많았다. 대관령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1년 이후 첫 폭염이 나타나기도 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전국의 열대야 일수는 15.5일 발생해 평년보다 9일 더 많았다. 특히 서울은 열대야 일수가 평년(12.5일)보다 3.5배 많은 46일이나 발생해 1908년 기상관측 이후 가장 많았다. 올해는 이른 더위 때문에 부산과 광주, 대전 등 21개 지점에서도 관측 이후 가장 이른 열대야가 발생했다.
반면 장마는 눈에 띄게 짧았다. 여름철 전국 강수일수는 29.3일로 평년보다 9.2일 적었다. 강수량 역시 평년(727.3㎜)의 85.1%에 불과한 619.7㎜였는데, 비가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집중되는 특징이 있어서 지역별로 강수량의 차이가 컸다. 장마는 6월 12일 제주에서, 같은 달 19일 중·남부지방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제주에서는 역대 가장 이른 6월 26일에, 남부지방은 역대 두 번째로 이른 7월 1일에 장마가 종료됐다. 중부지방도 평년보다 6일 빠른 7월 20일에 장마가 종료되면서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평년의 55% 수준인 200.5㎜에 그쳤다.
이때 강원 영동지역은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태백산맥을 넘는 과정에서 고온건조하게 성질이 변해 강수량이 더 적었다. 이 지역의 지난 3개월 강수량은 232.5㎜로, 평년(679.3㎜)의 34.2%에 불과했다. 강수일수도 평년보다 18.3일 적어서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 모두 역대 가장 적었다.
이처럼 이른 더위와 짧은 장마, 긴 무더위에는 주변 지역의 원활한 대류활동과 따뜻한 바다가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 열대 서태평양의 활발한 대류활동은 우리나라와 일본 부근에 평년보다 강한 고기압성 흐름을 유도해 비 없이 맑고 더운 날씨를 이끌었다.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도 고온다습한 북태평양의 발달에 영향을 줬고, 이 고기압은 티베트고기압과 함께 7~8월 우리나라를 이중으로 뒤덮어 폭염과 열대야를 일으켰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해수면 온도는 23.8도로, 지난해 24도에 이어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다.
아울러 같은 시기에 북반구 중위도에는 길게 정체된 고기압 구조가 있었는데 고기압이 이렇게 머무는 패턴은 인도의 몬순과 북서부지역의 대류 강화와 관련됐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상공에도 고기압이 강화되면서 무더위가 한동안 지속됐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더위가 일찍 시작해 여전히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며 “폭염과 호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복합적인 기상 재해로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지역별로 폭염, 집중호우, 가뭄 등 여러 극한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며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달라지는 기상재해의 양상을 면밀히 분석하고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해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