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헌 맥킨지 한국오피스 대표는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공동 주최 ‘기업성장포럼 출범식’ 기조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송 대표는 “각 개인이나 기업을 탓하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스스로 성장 로드맵을 구축할 수 있도록 시장에서의 안전장치와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성장 친화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려면 정부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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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대표는 올해 0.9%로 전망되는 경제성장률과 머지않아 0%대로 진입 예상되는 잠재성장률 등을 언급하며 “특수 목적 반도체와 생성형 인공지능(AI)·에이전트 AI·피지컬 AI 같은 ‘AI 삼총사’는 한국 기업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열어줄 핵심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이 가진 제조업 경험과 데이터 역량을 활용한다면 다시 성장을 가속화할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했다.
이날 행사는 기업이 성장하며 늘어나는 규제와 형벌을 합리적으로 줄여나가기 위해 마련됐다. 경제계는 “성장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고 그에 맞게 리워드(보상)를 주는 방식으로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20~30년 전 대기업의 10년간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10%를 상회했지만 최근 10년은 평균 2.6%로 감소했다. 중소기업 역시 같은 기간 8~9%대에서 5.4%로 내려앉았다. 대한상의는 기업정책 패러다임 전환으로 ‘성장하고 싶은’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 중기부, Fn가이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4년간(2020~2023년) 중소기업의 중견기업 진입률은 평균 0.04%, 중견기업의 대기업 진입률은 1.4%에 각각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늘구멍 성장’의 배경에는 성장할수록 혜택은 줄고 규제는 늘어나는 역진적 인센티브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상의와 김영주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차등규제 전수조사’를 보면, 경제 관련 12개 법안에만 343개의 기업별 차등 규제가 있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94개의 규제가 갑자기 늘고, 대기업이 되면 329개까지 급증했다. 경제형벌 관련 조항은 약 6000여개에 달했다.
경제계는 중견·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성장하는 기업에 보상을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지난해 상장사 기준 수익성(총자산 대비 영업이익)이 좋은 100개 중소기업을 중견기업 수준으로 자산을 늘린다면 영업이익이 5조원 가량 추가 창출된다는 계산이다. 이는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0.2% 수준이다.
성장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계단식 규제의 ‘산업영향평가’를 시행해 규제 배경이 아닌 실제 성과를 따져 저성과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계는 “정부 의지만으로 추진 가능한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한다든지, 첨단산업군에 한해서라도 예외 적용을 시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메가 샌드박스 등을 통해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앵커 기업에 파격적인 지원을 실행하는 방안도 나왔다.
대한상의 등은 기업성장포럼을 주요 관계부처, 국회 등과 문제 인식을 공유하고 정책 대안을 함께 마련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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