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손해보험이 모회사인 카카오페이로부터 유상증자로 자금을 수혈받은 가운데 사업이 실질적으로 성장하는 결과를 이룰지 주목된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인터넷손해보험으로서 일부 혁신을 인정 받았지만 실적은 줄곧 부진했다. 수익성을 개선하는 게 회사로선 가장 시급한 과제인 셈이다.
그렇기에 이번 유상증자는 수익성 개선이란 최대 과제와 사실상 무관하지 않다. 건전성 강화라는 유상증자 목적은 실질적인 사업 성장 토대가 되며 손익 향상과 연결된다.
카카오페이 두번째 자금 수혈
모회사 카카오페이가 다시금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손보에 손을 내밀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일 카카오페이손보는 카카오페이가 유상증자로 1000억원을 출자했다고 공시했다.
카카오페이가 카카오페이손보에 자금을 내주게된 건 이번이 두번째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 2023년 7월 31일에도 모회사 카카오페이가 같은 금액인 1000억원을 유상증자로 출자한 사실을 알렸다.
카카오페이손보는 이미 카카오페이의 자회사로 출자 후 지분율은 변동이 없다. 다만 2022년 10월 출범 이래 두번이나 1000억원을 모회사로부터 수혈받은 건 실적 부진이 여전해 자립 기반이 부족하다는 걸 방증하는 셈이다.
혁신에 못 미친 실적
카카오페이손보는 지난 7월 세계적으로 열린 보험 시상식 ‘2025 보험 혁신 어워드’에서 보험 기술 혁신 부문 동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말에는 글로벌 보험 전문 매체로부터 ‘올해의 5성 보험 혁신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업계에서 카카오페이손보가 혁신 기업으로 이같이 꼽힌 건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해 혁신적인 보험 가치를 제공했음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카카오페이는 출범 해인 2022년 10월 금융안심보험을 시작으로 다양한 고객 맞춤형 상품을 내놨다. 이중 2023년 6월 출시한 해외여행자보험의 경우 업계 처음으로 무사고시 10% 환급 특약을 선보여 주목됐다.
하지만 그간 실적은 줄곧 기대에 못 미쳤다. 카카오페이손보는 2022년 261억원, 2023년 373억원, 지난해엔 482억원 적자를 기록해 출범 이래 흑자 전환을 이루지 못해왔다. 올해 상반기 역시 248억원 손실로 부진하다. 보험손익은 218억원 적자로 보험서비스비용이 보험수익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영향이 컸다. 투자비용 역시 투자수익을 압도해 30억원 적자다.
가용자본 확보 필요했던 시점
실적을 견인해야 할 보험손익이 압도적인 보험서비스 비용 등으로 여전히 갉아 먹히는 구조를 감안하면 유상증자는 밑 빠진 독 채우기로 보여도 모회사 차원에서 필요했던 조치다. 이익이 나기 어려운 구조에서 자본은 늘어나기는커녕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기자본을 나타내는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이후 감소했다. 자본금 2000억원은 표면상 동일하지만 이익잉여금 계정이 계속 적자여서다. 지난해 말 4분기부터 이번 2분기까지 결손금은 1178억원, 1315억원, 1426억원으로 늘어 사실상 부분 자본잠식이다.
그렇다고 보험사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이 낮은 수준은 아니다. 카카오페이손보는 2분기 기준 킥스비율이 214.45%로 당국 권고치인 150%를 상회하며 지난 분기 업계 평균인 207.6%보다도 높다. 다만 지난해 말 409.63%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수치다.
이번 2분기 킥스비율 하락은 지급여력기준금액인 요구자본이 사업 성장에 따라 증가한 데서 기인했다. 그렇기에 가용자본인 지급여력금액까지 전분기 대비 줄어든 상황에서 유상증자로 자본잉여금이 생겨나야 카카오페이손보는 여유 있게 사업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셈이다.
카카오페이손보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유상증자는 현금유동성이 부족해서가 아닌 재무건전성 강화 차원”이라며 “현재도 금융감독원의 권고기준을 크게 웃돌고 있으나 대외 신뢰도를 강화하고 사업을 더 성장시키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지급여력비율을 개선함은 물론 외부에서 바라보는 건전성 이슈를 해소하고자 했다”며 “이번 증자를 기반으로 사업을 더 성장시키고 손익을 안정화하는 등 디지털보험의 선순환구조를 강화해 지급여력비율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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