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최소라 기자]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의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이 급증하며 침체된 카드업계의 새 수익원으로 부상했다. 하반기에는 카드사와 캐피탈사 간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과열 논란과 함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카드사, 자동차 할부에 몰린 배경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6곳의 상반기 자동차 할부금융 취급액은 2조64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4460억원)보다 8.2%(2012억원) 늘었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카드론 규제, 연체율 상승으로 전통적 수익원이 흔들리자 카드사들은 자동차 할부를 ‘캐시카우’로 삼고 있다. 최장 60개월 이상 장기 분할 납부가 가능하지만 ‘신용판매’로 분류돼 DSR 규제를 피한다. 사실상 대출 성격임에도 제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카드사 수익 보전 수단으로 부상한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 수익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동차 할부가 숨통을 틔워주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완성차 판매·세제 혜택이 성장세 견인
자동차 할부 확대는 완성차 판매 호조와 세제 지원이 맞물린 결과다.
현대차·기아·한국GM·르노코리아·KG모빌리티 등 주요 5개 완성차 업체의 8월 판매량은 62만6721대로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했다. 소비 위축에도 자동차는 ‘필수재’ 성격이 강해 판매가 크게 줄지 않았다.
정부가 올해 초 승용차 개별소비세를 30% 인하(5%→3.5%)하고, 종료 예정이던 혜택을 하반기까지 연장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미 레드오션”…격화되는 경쟁
업계에서는 자동차 할부를 두고 ‘밥그릇 싸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카드사들이 금리 인하·마케팅 경쟁을 벌이면 출혈은 시간문제라는 것이다.
현재 신차 카드할부 금리는 연 34%대, 캐피탈사 금리는 연 45%대다. 카드사가 금리 우위를 앞세워 공세를 강화하면 캐피탈사와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다만 캐피탈 업계는 위기감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는 신차 위주, 캐피탈은 중고차·리스·렌트 중심이라 시장이 구분돼 있다”며 “특히 중고차 금융은 리스크 관리와 영업망이 핵심이라 카드사가 쉽게 진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치권·당국, 규제 손질 시동
정치권은 자동차 할부가 사실상 ‘DSR 회피 창구’라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용카드 자동차 할부는 DSR을 피하고 대출 기록에도 잡히지 않아 가계부채 부담을 키운다”며 “카드사가 장기 대출 성격의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 역시 자동차 할부를 DSR 산정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규제가 현실화되면 카드사 수익성은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 규제는 카드사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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