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화물차 수는 1만4천대인데 공영차고지 수용 면적은 1천500면에 불과
(대구=연합뉴스) 황수빈 기자 = 대구 도심 화물차 불법 주차가 좀처럼 줄지 않아 행정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자치단체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화물차 공영차고지를 조성하고 있지만 전체 화물차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대폭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오전 대구 북구 구암동.
도로 한쪽에는 화물차 10여대가 줄지어 주차돼있었다.
차종도 탑차부터 카고까지 다양했고 포크레인을 실은 화물차와 캠핑카도 중간중간 눈에 띄었다.
이 도로는 왕복 6차선으로 뻥 뚫려있지만, 불법 주차된 차들로 사실상 한 차선은 사용을 못 하는 실정이었다.
버스정류장 코앞까지도 큼지막한 화물차가 가로막고 있어 승객들이 시내버스가 오는지 확인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했다.
택시기사 정모(53)씨는 "화물차가 줄지어 점령하고 있으니 우회전하는 것도 불편하다"며 "승객들 태우고 내릴 때도 2차선 도로 한가운데서 비상깜빡이를 켜고, 정차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변동 국우터널, 동변동 아파트 단지, 동천동 운암교 일대 도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지역 화물차 불법주차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북구 관내에서만 지난해 적발한 화물차 불법주차 건수는 228건으로 전년 대비(168건) 50% 늘었고 올해도 상반기에만 134건이 적발돼 지난해와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대구시는 북구청과 함께 화물차 불법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전동 일대에 479면 규모의 화물차 공영차고지를 조성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태전동 공영차고지가 올해 말 운영에 들어가면 불법주차 문제가 다소나마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일각에서는 지역 내 화물차 수에 비해 여전히 모자란 수준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구시에 등록된 1.5t 이상 화물자동차는 1만4천여대지만 지역 내 화물차 공영차고지 수용 면수는 현재 조성 중인 곳까지 모두 합쳐도 1천500여면에 불과하다.
50대 화물차 운전기사는 "지금 만들고 있는 걸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공영차고지에 대고 싶어도 자리가 없어서 불법 주차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북구와 달성에 짓고 있는 화물차 공영차고지가 내년 초까지 순차적으로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공영차고지 추가 조성은 상황을 지켜보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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