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면세점 노조는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백화점과 면세점을 겨냥해 “영업시간, 매장 환경, 고객 응대 규정, 휴게 공간 등이 원청에 따라 좌우된다”며 “노란봉투법은 ‘실질적으로 사용자 권한을 행사하는 주체’를 사용자로 본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로레알, 록시땅, 시세이도 등 7개 지부로 구성돼 있다.
다만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측은 “우리는 사용자가 아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판매 근로자가 백화점에서 일하기는 하지만, 계약은 엄연히 각 브랜드와 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노조는 백화점과 면세점의 단세교섭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모호한 규정 탓에 모두 법원 판결만 기다리는 처지다. 산업계 한 인사는 “각 업권마다 이런 사례들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현대차 2차 협력사인 자동차 부품업체 B사는 최근 노란봉투법 처리 이후 긴장감이 부쩍 높아졌다. B사는 직원이 500여 명인데, 노조는 없다. 얼핏 노란봉투법 파장에서 비켜간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원·하청 생태계 현장은 그렇지 않다. B사의 한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현대차 1차 협력사들을 중심으로 파업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며 “그러면 2차 협력사들도 다 문을 닫아야 하는데, 그게 가장 겁이 난다”고 했다.
최근 여권 주도의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처리 이후 산업 현장의 불확실성이 증폭하고 있다.
|
3일 산업계에 따르면 노란봉투법 처리 이후 “진짜 사장 나오라”는 하청 업체들의 파업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기업이 불법 행위를 한 노조 개인에게 사실상 손배소를 할 수 없는 탓으로 읽힌다. 이미 네이버 손자회사, 현대제철 비정규직 지회은 원청을 상대로 투쟁에 나섰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HD현대, 한화오션 등 원청을 상대로 비정규직 공동 교섭을 촉구하고 있는데, 이 움직임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B사의 걱정처럼 중소기업들의 사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노조가 있으면 원청이 일감을 줄일 수 있고, 노조가 없어도 원청의 분쟁이 늘면서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 로펌 고문은 “모 대기업은 사내 협력사를 비롯해 사외 협력사, 부품 납품 회사 등 어디까지 교섭에 응해야 할지 몰라 로펌을 찾고있다”며 “실질적인 지배력이 미치는 범위도 산업안전, 작업통제 외에 임금, 고용까지 넓어지는지 모호하다”고 했다. 김앤장, 광장, 태평양, 세종 등 대형 로펌들은 줄줄이 관련 조직을 만들고 있다. 일부 공공기관 자회사 노조들도 정부를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하고자 로펌 측에 문의하는 사례가 잦아졌다고 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노란봉투법 시행까지 6개월은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며 “그 기간 동안 충분히 기준을 만들고 보완·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