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 54.9% "본사 불공정 행위 경험"
(서울=연합뉴스) 정윤주 홍준석 기자 = "거기 사장님 꽤 친절하셨는데…"
서울 관악구 한 피자 가게에서 칼부림 사건이 벌어진 3일, 배달기사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에는 이곳을 다녀간 기사들의 당혹스러운 반응이 이어졌다.
한 기사는 "한두 달 가게 장사를 안 하고 있길래 이상하다고 느꼈다"고 했고, 다른 기사는 "프랜차이즈(본사)에서 남겨 먹으려고 인테리어 업자랑 단가 조절하다 언쟁이 났을 것 같다"고 했다. 사건이 벌어진 가게는 2023년께 문을 연 것으로 추정된다. 3년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인테리어 재시공을 요청받았을 가능성이 거론되는 배경이다.
이 프랜차이즈는 전국에 105개 가맹점이 있다. 창업 안내 사이트에 따르면 이 프랜차이즈 매장 개설 예상 비용은 임대료를 제외하고 5천300만원으로, 실내 공사·인테리어가 1천500만원을 차지했다.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의 인테리어 갈등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2024년 서울시 가맹사업 등록현황에 따르면, 가맹점 평균 창업비용 1억1천300만원 중 인테리어 비용이 약 5천150만원으로 45.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사는 4∼5년 주기로 매장 '리뉴얼'을 의무화하고, 인테리어 업체 선정과 비용 부담을 가맹점주에게 강요하는 사례가 잦아 점주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2024년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서면 실태조사에서도 54.9%의 가맹점주가 본사로부터 불공정 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매출 정보를 부풀리거나, 광고비 부담을 전가하고, 매장 운영 필수품목을 비싸게 공급하는 일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하대학교 이은희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강력 사건까지 날 정도면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의 감독이 부족한 게 아니냐"며 "프랜차이즈 본점과 가맹점 사이의 가이드라인 재설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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