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시가 고려인 이주·정착 지원사업으로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2025년 정부혁신 최초·최고 사례' 공모에서 지역소멸 극복 분야 '최고사례'로 뽑혔다고 3일 밝혔다.
이번 공모는 국민 생활 편의와 안전 증진에 기여한 혁신 사례를 발굴해 인증하는 자리로, 제천시는 고려인 정착 지원을 통해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제천시는 지난 2023년부터 맞춤형 취업연계, 고려인 자녀 대상 한국어 교육, 시민과 고려인이 함께 활동하는 가족봉사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현재까지 122가구 303명의 고려인이 정착했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전날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인증패를 받았다. 김 시장은 "이번 수상은 혁신적인 정책과 지역 주민과의 협력이 빚어낸 결과"라며 "실질적이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적극 추진해 함께 성장하는 제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시는 고려인에게 지역을 알리고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사흘간 열린 '2025 고려인 청년 여름캠프'에는 고려인 청년 33명을 비롯해 인솔자 등 총 41명이 참가하기도 했다.
현재 제천시는 지방소멸 위험지수 0.334로, 0.5 미만인 '소멸위험지역' 해당한다. 최근 5년간 생산 노동인구(20~57세)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지역 기업의 인력난도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재외동포지원센터를 통해 고려인의 장기 체류 및 영구 정착을 지원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기업 수요 조사 및 취업 연계 △한국어 교육 제공 △취업 후 일정기간 숙식 지원 △주거 중개 수수료 보조 △의료비 지원 및 보육 서비스 제공 등이다. 법무부 지원을 받아 가족 동반 취업이 가능하고 영주권 취득 기준도 완화됐다.
또한 정착교육, 장학 지원, 기술 특성화 교육, 창업 지원, 지역사회 협력사업 등을 지원하면서 이주 이후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시는 올해 상반기 천안·인천·안산·화성 등에서 설명회를 열었으며, 곧 김해에서도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302명이 제천시에 이주를 완료했고, 521명이 정착을 준비 중이다.
제천시가 고려인 정착에 주력하는 배경에는 김창규 시장의 대사관 경험이 작용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김 시장은 대사관 근무 당시 고려인 사회와 교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고려인 동포 사회는 한국 문화를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고, 국내 10만 명 규모의 커뮤니티가 조직적으로 구성돼 정서적 공감과 제도적 연계가 용이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제천시 관계자는 "정착 단계부터 취업 연계, 지역민과의 융합까지 다양한 행정지원을 해준다는 점에서 고려인 동포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앞으로도 이들의 장기 체류와 영구정착을 위한 기반을 지속적으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sej@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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