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은 3일 벤츠와 107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미국과 유럽에 각각 75GWh, 32GWh 규모로 7~8년간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는 내용이다. 이는 전기차 약 15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공급 계약과 관련해) 고객사와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 규모를 15조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시리즈가 탑재될 것으로 내다봤다. 46시리즈는 기존 2170 제품과 비교해 에너지 및 출력이 최소 5배 이상 높고 공간 효율성이 뛰어나다.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도 동시에 확보해 LG에너지솔루션이 주력하고 있는 제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미국 리비안과 중국 체리자동차와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계약은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 공급 계약 중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맺은 50.5GWh 규모의 수주까지 고려하면 46시리즈 배터리로만 벤츠와 총 150GWh가 넘는 계약을 체결했다. 벤츠가 그동안 CATL, 파라시스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과 협력을 넓혀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 기술력으로 저가 공세를 극복한 것이다.
특히 이번 수주전에서는 중국 기업들과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관세정책 등 불확실성 속에서 미국에 선제적으로 구축한 현지 생산 역량이 이번 수주 경쟁의 승패를 가른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기업과의 수주 경쟁 경험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에서 점유율 탈환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중국 업체들은 유럽 배터리 시장에서 공격적인 가격 전략, 현지 거점 마련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쳐 왔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의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합산 점유율은 4.4%포인트 하락한 16.7%로 집계됐다. 반면 CATL은 점유율 37.5%로 확고한 1위 자리를 지켰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이 46시리즈 생산에 활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럽 시장의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이 중국 업체를 꺾고 대표적인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인 벤츠를 공략하는데 성공하며 앞선 기술력을 다시 증명했다”며 “46시리즈의 경쟁 우위를 바탕으로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