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정상 첫 톈안먼 집결, 역사적 분기점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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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 정상 첫 톈안먼 집결, 역사적 분기점 될수도"

이데일리 2025-09-03 16:11:3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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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훗날 뒤돌아보면 중국과 러시아, 북한 정상들이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2025년 9월 3일이 역사적 분기점으로 기억될 수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참관하기 위해 모인 것을 두고 “역사에는 그런 순간들이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

(왼쪽부터)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AFP)




닛케이는 “반미 연대를 위한 북한, 중국, 러시아의 결속은 그리 놀랄만한 일은 아니지만, 이들 3개국 정상이 톈안먼 누각 위에 나란히 서서 단결을 과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선을 넘은 연출”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북중러 3국의 연대 강화가 전 세계적으로 두 가지 해악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선 침략국이 잘못을 시인하지 않고 태연하고 뻔뻔해질 수 있는 국제사회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3개국 정상들이 이날 함께 모여 세계 평화를 촉구한 것에 대해 “냉정히 들여다보면 터무니없는 광경”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시 주석은 열병식에 앞선 연설에서 “인류는 평화 또는 전쟁, 대립과 공생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며 역사적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닛케이는 “러시아는 3년 반 동안 우크라이나를 공격해 온 침략국이며, 북한도 병력을 파병한 전쟁 당사국이다. 중국은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하지만, 물밑에선 러시아의 대량 무기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와 각종 기계 부품 등을 지원한다. 사실상 전쟁 공범국”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분석을 토대로 닛케이는 전쟁 발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심스런 경고를 내놨다. 신문은 “1937년, 일본, 독일, 이탈리아는 영국과 미국 주도의 질서에 대항해 방공 협정을 맺고, 반대 세력 결성을 추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약 2년 전이었다. 물론 당시와 지금의 구도에는 큰 차이가 있지만, 불길한 흐름은 닮아 있다”고 우려했다.

다음으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가 고착화하며 동북아시아 안보가 더 큰 위협을 받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중국은 북한의 핵무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핵화를 목표로 6자 회담을 주최했다. 러시아도 비슷한 입장에서 협의에 참여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제 북한의 핵보유를 공공연히 인정한다.

중국의 계산은 좀더 복잡하지만, 한미일 내부적으론 중국도 사실상 북한의 비핵화를 추구하지 않는 방향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미중 신냉전이 심화하는 가운데 북한의 국방 체제를 안정시키고 한반도의 군사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기 현재 중국의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김 위원장이 이날 열병식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시 주석으로부터 체제 보장에 대한 재확약을 얻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




김 위원장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대외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여기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는 진단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북한은 명백한 핵보유국”이라고 단언했는데, 이는 미국이 향후 북한과의 협상에서 비핵화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핵 군비 관리에 응하도록 거래 목표가 변경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닛케이는 꼬집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일본·미국·호주·필리핀이 싱가포르에서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했을 때에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북한 비핵화 문제를 공동성명에 명기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내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 긍정적인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닛케이는 “향후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중러의 의도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끌려가는 것”이라며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트럼프 대통령으부터 전략적 성과를 끌어내려 할 것이다. 양국이 노리는 것은 그를 자신들의 무대로 끌어들여 서방 주도의 국제 정치를 파묻어버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중러의 함정에 빠지면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이 주도하는 질서가 파괴되고, 세계는 국제 규칙보다 힘이 지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약육강식의 정글이 될 위험이 있다”며 “그런 사태를 막을 수 있을지, 한국·일본·호주 및 유럽 등 미국의 동맹들은 큰 시련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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