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푸드, 1200억 뭐할까…베어커리 설비투자·950억 회사채 상환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단체급식사업 부문을 판 신세계푸드(031440)가 1200억원 수준의 매각 대금 일부를 베이커리 공장 증설 등 설비투자에 활용한다. 또한 일부는 내년에 만기 도래하는 950억원의 회사채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에도 사용한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는 급식사업부문을 아워홈 자회사인 고메드갤러리아에 1200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지난달 28일 체결했다. 경쟁력 있는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사업 재편의 일환이다. 고메드갤러리아는 28일 양수대금 1200억원의 10%에 해당하는 계약금 120억원을 신세계푸드에 지급했다. 1차 잔금은 계약체결일로부터 30일이 경과한 날에 양수도대금의 20%에 해당하는 240억원이 지급된다. 나머지 잔금은 거래 종결일인 11월28일에 지급된다. 다만, 이번 영업양수도에 대한 기존 신세계푸드 단체급식 고객사의 동의율에 따라 최종 양수도가액은 달라질 수 있다.

급식사업을 떼낸 신세계푸드는 식자재유통과 베이커리, 버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이마트 내 입점한 E베이커리·블랑제리를 운영하고 있는 데다 지난 3월에는 프랑스 파리 베이커리 브랜드 ‘보앤미’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론칭했다. 또한 B2B(기업간거래)에서는 스타벅스 등에 샌드위치 등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가성비 햄버거 브랜드 노브랜드버거 운영사이기도 하다

신세계푸드는 일단 매각 대금 일부를 베이커리 공장 설비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매각 자금 일부를 공장 생산 설비에도 투자해 B2B 베이커리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라며 “공장 라인 증설이나 라인 교체 등을 하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는 5개 공장(만두를 만드는 세린식품 제외)을 갖고 있다. 이 중 베이커리, 케익을 생산하는 공장은 천안과 오산, 성수공장이다. 이중 천안공장이 메인이다. 신세계푸드는 공장별 투자 규모를 검토 중이다.

신세계푸드는 또 매각 자금 일부를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의 발행 총 회사채 잔액은 상반기 기준 1650억원 규모다. 이 중 내년 회사채 만기 도래 금액은 1월 650억원, 7월 300억원 등 950억원 수준이다. 신세계푸드는 이 중 일부를 차환(돌려막기)하지 않고 현금 상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만약 양도대금 1200억원 전체를 리스부채를 제외한 차입금을 갚는 데 다 사용한다면 연결기준 신세계푸드 순차입금은 3월말 현재 2363억원에서 1163억원으로 감소한다. 부채 비율 역시 현재도 175% 수준으로 양호하나 93% 수준으로 더 떨어질 전망이다.

신세계푸드는 이와 함께 노브랜드 버거 출점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최근 월간 신규 매장 출점 수는 한자리수로 이어졌으나 이달부터는 두자릿수로 출점 속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지난 5월 신규 가맹 모델 발표와 전국적인 가맹 설명회 등 노브랜드 가맹사업 확대 선언 이후 창업 문의가 기존 대비 3배가량 늘어났다”고 했다. 신규 모델인 컴팩트 매장을 선택하는 신규 창업주도 늘어나는 추세인데, 지난 8월에 오픈한 신규점의 절반 수준이 콤팩트 매장으로 나타났다. 컴팩트 매장은 기존 매장 크기와 창업 비용을 각각 40% 줄인 매장으로 신세계푸드는 지난 5월에 이를 도입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신세계푸드 급식매각과 관련, “외형 축소 및 수익구조의 가변성 확대가 불가피하나 계열 매출기반 등을 바탕으로 양호한 사업안정성은 유지 가능할 것”이라며 “양도대금 유입 및 처분이익 발생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이 예상된다. 다만, 영업양도에 따른 이익창출력 저하와 양도대금을 활용한 투자 집행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즉각적인 신용도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