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선박에 대한 글로벌 친환경 규제가 점차 강화되면서 글로벌 전기선박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K조선 3사(삼성중공업·HD현대중공업·한화오션)도 전기 선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가 지난해 발표한 글로벌 전기선박 시장 전망에 따르면 전기 선박은 2023년 41억달러 규모에서 2033년 약 23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강화되는 글로벌 선박 탄소배출 규제가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2023년부터 EEXI(에너지효율지수)·CII(탄소집약도지표) 규제를 시행해 선박의 연비와 탄소 효율 관리 의무를 부과했으며,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2008년 대비 최소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연합(EU)도 2024년부터 선박 부문을 탄소배출권거래제(ETS)에 포함시키고,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K조선 3사는 관련 시장 성장 전망에 맞춰 전기 추진등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며 미래 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HD현대는 국내 최초로 전기추진 함정용 ‘고압 추진 드라이브’ 개발에 성공하며 전동화 국산화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서울대·경북대와 4년간 공동개발해 확보한 이 기술은 유럽과 미국 일부 업체만 상용화한 고난도 장치로, HD현대는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울산 태화호·블루웨일호 등 전기추진 선박을 인도하고, 글로벌 연료전지 기업 컨비온(Convion)을 인수해 수소연료전지 사업에도 진출하며 친환경 선박 기술 초격차 확보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세계 최대 규모 공동 수조와 친환경 연료 육상시험시설(LBTS)을 기반으로 전기·하이브리드 선박 실증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MWh급 ESS를 공동 개발해 대형 선박 적용 기술을 확보했으며, 향후 하이브리드 동력 시스템과 조선 기술을 접목해 밸류체인을 확장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아모지(Amoji)와 협력해 ‘암모니아 파워팩’을 개발 중으로, 암모니아에서 수소를 추출해 전기에너지로 전환하는 차세대 추진 방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를 ESS와 결합해 전기추진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글로벌 규제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또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 연료전지 추진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과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 생산 설비’의 선급 인증을 획득, ‘포스트 LNG 시대’를 대비한 밸류체인 구축과 무탄소 선박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중소형 선박은 배터리 기반 전기추진이 이미 실용 단계에 들어온 반면, 대형 선박은 에너지 밀도와 중량, 장거리 항해 인프라 등의 한계로 인해 여전히 연료전지·발전기와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같은 제약을 극복하고 대형 선박의 완전 전기추진을 실현하는 것은 향후 업계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선박은 배터리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대형 선박은 연료전지나 발전기가 기본 전원을 담당하고 배터리는 피크 부하 보조나 무소음 운항, 전력 안정화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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