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업 ‘스케일AI’의 루시 궈(30) 공동 창업자(사진).
그는 순자산 13억달러(약 1조8150억원)를 기록하며 지난 4월 경제 전문지 포브스로부터 최연소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로 선정됐다.
그의 첫 번째 사업체인 스케일AI는 최근 메타에 인수됐다. 당시 스케일AI의 기업가치는 25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이로써 궈 창업자는 포브스가 2023년 말 억만장자로 인정한 35세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를 제치고 새로운 세계 최연소 자수성가형 여성 억만장자가 된 것이다.
그는 2022년 출범한 콘텐츠 크리에이터 수익화 플랫폼 ‘패시스’(Passes)의 창업자로 2019년 초기 단계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털 ‘백엔드벤처스’도 설립했다.
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의 중국계 이민자 부모 밑에서 자랐다.
그는 최근 성공적인 사업가들과 만나 그들의 라이프스토리를 소개하는 경제 전문 매체 CNBC의 프로그램 ‘메이크잇’ 인터뷰에서 "부모님이 교육과 돈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셨다"고 회상했다.
궈에게 사업가의 길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이미 돈 버는 법을 고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부모님은 매우 절약하는 생활을 하셨지만 동시에 돈의 중요성도 꾸준히 강조하셨다."
그래서 놀이터에서 돈 벌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포켓몬 카드로 업트레이드해서 다시 팔고 색연필도 팔고…팔 수 있는 건 뭐든 팔았다"는 것이다.
궈는 자신의 성공이 비디오 게임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됐다고 말한다. 이는 컴퓨터 과학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는 자기 성격이 사교적이지만 "부모님으로부터 사회적 활동을 허락받지 못해 대부분의 시간은 컴퓨터 앞에서 보냈다"면서 "컴퓨터가 유일한 즐거움이었다"고 들려줬다.
이어 "많은 학생이 비디오 게임 덕에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게 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궈는 중학생 시절부터 코딩을 시작했다.
이런 배경이 그로 하여금 카네기멜런대학에서 컴퓨터 과학과 인간-컴퓨터 상호작용을 전공하게 이끌었다. 하지만 졸업을 1년 남기고 그는 자퇴하게 된다.
대신 ‘틸 펠로십’을 선택했다.
이는 온라인 지불 솔루션 업체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억만장자인 피터 틸이 만든 프로그램으로 젊은 창업자들에게 20만달러를 지원해 창업에 나설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궈는 2015년 지식 문답 서비스 제공 플랫폼 ‘쿼라’에 제품 디자이너로 입사해 스케일AI 공동 창업자인 알렉산더 왕을 만나게 된다.
이후 스냅챗으로 옮겨 잠시 제품 디자인 업무를 맡은 뒤 2016년 21세로 당시 19세였던 왕과 함께 스케일AI 창업에 나섰다.
왕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궈는 운영과 제품 디자인 팀을 이끌었다. 두 공동 창업자는 2018년 포브스 ‘30세 이하 30인’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같은 해 회사 운영 방식에서 의견 충돌을 겪었다. 이때 왕이 궈를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궈는 당시 성명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지만 스케일AI의 성과는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궈는 스케일AI 지분 대부분을 유지하면서 다음 스타트업 구상에 들어갔다.
그는 백엔드캐피털이라는 소규모 벤처캐피털 회사를 설립해 초기 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2020년 금융 소프트웨어 업체 ‘램프’에 수십만달러를 투자한 일이다. 현재 기업가치가 130억달러에 이르는 램프의 세 공동 창업자 모두 억만장자다.
2022년 궈는 벤체캐피털 사업에서 손떼고 새로운 스타트업 패시스를 설립했다. 패시스 플랫폼은 크리에이터와 팬이 온라인 채팅이나 영상 콘텐츠를 통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패시스는 체조 선수 올리비아 던, 농구계의 전설 샤킬 오닐, DJ 카이고 등 유명 인사들과 계약을 체결했다. 궈는 2022~2024년 세 차례에 걸쳐 벤처자본가 메리 미커의 본드캐피털, 탤런트 에이전트 마이클 오비츠, 멘로벤처스 등으로부터 총 5000만달러를 유치했다.
이로써 패시스의 기업가치는 1억5000만달러로 평가받게 됐다.
최근에는 패시스와 궈를 상대로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소장에는 궈가 플랫폼으로 아동 성착취물을 유료 구독자에게 유포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패시스 측 대변인은 성명에서 궈와 패시스가 "소송에서 제기된 근거 없는 주장들을 전면 부인한다"며 "이는 그들이 제안받은 합의금 1500만달러를 거부한 이후 제기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궈는 업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날마다 운동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유명 피트니스 체인 배리스부트캠프를 매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진수 선임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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