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예고 1학년에 재학 중인 허지민양은 중학교 과정까지는 홈스쿨링을 하던 학교 밖 청소년이었다. 꾸준히 바이올린 레슨을 받아왔지만 혼자서는 채우지 못하는 무언가를 느끼던 와중 레슨 선생님의 제안으로 ‘성남교육지원청 오케스트라 공유학교’에 참여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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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 공유학교에 이어 안양예고에서도 악장을 맡게 된 지민양은 “경기공유학교 오케스트라에서 다른 악기들과 협연을 하며 더 넓은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라고 말한다. 비싼 레슨비를 받는 사설교육과 달리 비용이 들지 않다는 부분도 장점이라고 귀띔한 지민양은 “제가 얻은 소중한 경험을 다른 악기 전공하는 후배들도 겪어봤으면 좋겠어요”라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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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 강화를 통한 교육격차 해소’, ‘지역자원을 활용한 학생맞춤교육’ 등을 기치로 출범 3년을 맞이한 경기도교육청의 교육 2섹터 ‘경기공유학교’가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허지민양과 같이 자신의 꿈과 적성을 경기공유학교를 통해 찾아가고 있는 사례가 속속 나타나면서다.
◇“친구들과 놀면서 배워, 질문 많아도 다 받아줘요”
용인 청덕초 5학년 차동준군은 지난 5월 대한민국을 대표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탔다. 동갑내기 친구들과 함께 꾸린 팀 ‘Y-ence’로 출전한 ‘2025 세계창의력 올림피아드 국가대표 선발대회’에서 대상을 수상, 중·고등학생들을 제치고 국가대표로 선발되면서다.
용인미르아이공유학교와 경희대학교가 연계한 ‘AI SW 공유학교’에서 블록코딩 인공지능 알고리즘 수업을 배운 동준군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바탕으로 한 연극 무대에서 홀로그램을 이용한 연출을 선보이면서 팀이 대상을 거머쥐는 데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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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공유학교의 어떤 점이 좋았냐’는 질문에 동준군은 “학원에 가는 것처럼 다른 친구들과 놀면서 배울 수 있었고, 항상 질문이 많은 저에게 선생님들이 늘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줬어요”라고 답했다.
동준군의 어머니 오윤아(44)씨는 “동준이가 이전에도 올림피아드 같은 대회 출전을 위해 학원을 다닐 때는 한 달에 보통 50만원 이상 들었는데 경기공유학교에서는 비용이 들지 않아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학원에서는 아이들 수준에 맞는 정도 난이도만 내주는데 경기공유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조금 어렵거나 기존에 안 다뤄봤던 것들을 긴 시간을 들여 가르치면서 아이들이 더 많은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줬다”며 “깊이 있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더욱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좋았다”고 강조했다.
◇닫힌 마음의 문, 교육연극으로 열다
경기공유학교 활동을 통해 닫힌 마음의 문을 연 사례도 있다.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A군은 ‘선택적 함구증’이라는 불안장애를 앓았다. 집에서는 가족들과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되지만 학교에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던 A군. 1회 진료에 6~7만원이 드는 치료를 계속 받아도 차도는 미미했다.
그러던 중 ‘아이가 입을 열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자’는 심정으로 A군의 부모가 찾게 된 것은 용인 미르아이 공유학교의 ‘연극수업’에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연극 수업에 여섯 번째로 참여하던 날, A군의 말문이 트이면서다. A군의 어머니는 “학원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들을 경기공유학교에서 전문가들을 통해 배우는 것을 보고 남편하고 둘이 ‘국제학교보다 낫다’고 했다”고 극찬했다.
◇오프라인 교육 한계, 경기온라인학교로 극복
민선 5기 경기도교육청이 시작한 경기공유학교는 시행 3년 차를 맞은 지난 7월 30일 기준 4327개 프로그램을 통해 7만 9431명의 학생들이 허지민, 차동준 두 학생들처럼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있다.
학생인 지민양도, 학부모인 동준군의 어머니도 경기공유학교를 겪은 이들이 한 목소리로 이야기한 바람은 “더 많은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면 좋겠어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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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경기도교육청은 경기미래교육 3섹터로 지난 6월 16일부터 ‘경기온라인학교’ 시범 플랫폼의 운영을 시작했다. 경기온라인학교는 실시간 화상 강좌로 학생 맞춤형 디지털 학습 생태계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참여 인원과 교육 횟수에 한계가 있는 오프라인 강좌와 달리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은 교육이 가능하다.
조병익 경기도교육청 지역교육정책과장은 “경기공유학교는 경기도 전역에서 학교와 지역, 그리고 다양한 기관·기업·대학이 함께 문화예술, 체육, AI·디지털, 생태·환경, 수리·융합과학, 인문사회, 글로컬 언어 등 학생 맞춤형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학교와 지역, 그리고 국내외 다양한 교육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학생 개개인의 성장과 지역사회의 발전이 함께 이루어지는 지속 가능한 교육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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