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부산)=신희재 기자 | 올 시즌 한국 여자농구 프로팀 사령탑으로 첫 발걸음을 내디딘 이상범(56) 부천 하나은행 감독이 WKBL리그 내 선후배 문화에 대해 쓴소리를 남겼다.
이상범 감독이 이끄는 하나은행은 2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2025 BNK 금융 박신자컵 4일 차 첫 경기에서 덴소 아이리스(일본)에 59-92로 크게 패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31일 청주 KB국민은행전(50-84 패) 포함 2연패 수렁에 빠져 B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새 시즌을 앞두고 부상자가 속출한 하나은행은 박신자컵에서 단 9명의 선수들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날은 지난 시즌 일본 W리그 준우승팀 덴소를 상대로 힘든 경기를 펼쳐야 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범 감독은 "부상자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면서 기다려 줄 의사를 내비쳤다.
다만 코트 내에서 벌어지는 잘못된 관행은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상범 감독은 이를 '언니 농구'라 칭한 뒤 "왜 후배가 전반전 끝나고 선배에게 달려가서 '죄송하다'고 고개 숙이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 오늘날의 스포츠에서 말이 안 되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자 농구는 이런 게 없다. (아직도) 코트에서 선후배를 따지는 게 한심하다"고 덧붙였다.
이상범 감독은 평소엔 팀 규율을 중시하지만, 코트에선 경기에 집중할 것을 강조했다. 그는 "같은 팀은 선후배 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상대팀 선배에게) 트래시 토킹을 듣고 가만히 있는 건 프로로서 말이 안 된다"며 "그동안 '언니 농구'가 엄청나게 퍼져 있었다. 경기장에서는 서로 경쟁해야 하는데 '후배는 나를 앞서면 안 된다'는 희한한 논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가드 박소희의 태도를 지적했다. 이상범 감독은 "오늘 박소희를 보고 깜짝 놀랐다. 기술이 떨어지는 건 가르칠 수 있지만, 오늘처럼 설렁거리면서 좋은 것만 하려고 하면 농구 못 한다"며 "감독이 욕을 먹더라도 내 길을 가겠다. 팀에 조금이라도 해가 되면 누구도 상관하지 않는다. 한 명 때문에 팀을 망가뜨릴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나은행에 오기 전 일본 남자농구를 경험했던 이상범 감독은 한국과 일본의 차이로 '이지샷'과 '스피드'를 꼽았다. 그는 "일본은 선수층이 풍부해 못 하면 바꿀 수 있는데, 한국은 지도자가 선수를 키워야 한다"며 "선수를 키우는 건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거쳐온 팀에서 욕을 먹어도 누구 하나를 꼭 키웠다. 하나은행 또한 (계약 기간) 3년 뒤 떠나더라도 '멤버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렇게 만들려고 왔고, 반드시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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