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더 잘하고 싶고, 더 잘 보여주고 싶어서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아요. 제가 (저 자신을) 조절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2025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대회 준결승전에서 라이벌 천위페이(중국)에게 패해 대회 2연패 꿈이 좌절된 안세영(삼성생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번 대회를 통해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안세영은 대회를 마치고 2일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말 그대로 아쉬운 대회였다"고 씁쓸함을 드러냈다.
그는 "많은 분이 기대해주셨고, 저도 기대가 많았던 대회인데,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며 "그래도 많은 것들을 배울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선수 최초로 세계선수권 단식 종목에서 우승을 거둔 안세영은 이번 대회 여자 단식 4강전에서 '천적' 천위페이(4위)에게 발목을 잡혀 최종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동메달도 충분히 값진 성과지만, 그동안 각종 국제 대회에서 압도적인 활약을 펼쳐온 안세영의 실력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을 만하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를 돌아보며 "저 자신을 믿지 못했다는 게 가장 큰 실수였다고 생각한다"며 "실수하더라도 제가 준비한 것을 시도했다면 차라리 후회는 없었을 텐데, 실수할까 봐 두려워서 많은 것을 하지 못했다는 게 아쉽다"고 털어놨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타이틀을 지켜내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담감이 크게 작용했다고 한다.
안세영은 대회 64강부터 8강까지 상대에게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모두 2-0으로 완승했지만, 4강에서는 초반부터 천위페이에게 5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고, 2게임에서도 천위페이의 노련한 공격에 밀려 쉽게 주도권을 빼앗겼다.
안세영은 "하루하루 경기를 하는 게 재밌어야 하는데, 너무 결과에만 너무 집착했던 것 같다"며 "성적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 지나치게 앞섰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아쉬움에 오래 젖어 있을 선수가 아니다.
그는 "이 경험 역시 (경기력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차근차근, 천천히 다음 대회를 준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로는 공격력 보완을 가장 먼저 꼽았다.
안세영은 "이번에는 너무 공격에만 집중하다 보니까 제가 잘했던 것들을 좀 많이 잃었던 것 같다"며 "제가 잘하는 거는 계속 가져가되, 공격 스타일을 조금씩 더 보완하다 보면 충분히 제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안세영은 이제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바라본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낸 안세영은 두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안세영에게 앞으로의 포부에 관해 묻자, 짧고 굵은 답변이 돌아왔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더 완벽하게 준비하겠습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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