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리버풀은 올여름 화끈한 영입으로 이적시장 주인공이 됐지만, 그만큼 판매에 있어서도 훌륭한 이적시장을 보냈다.
현지시간으로 1일 오후 7시 여름 이적시장이 마감됐다. 각 구단들은 개막 이후 아쉬웠던 포지션을 찾고 이에 대한 영입을 진행하며 새 시즌을 본격적으로 나기 위한 준비를 했다.
리버풀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인공이었다. 지난 시즌 사실상 영입이 없었던 것과 더욱 대조됐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 리버풀에 부임한 아르네 슬롯 감독은 기존 선수단 전력을 확인하며 한 시즌을 나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고, 리버풀은 골키퍼 기오르기 마마르다슈빌리와 윙어 페데리코 키에사만 영입했다. 그나마 마마르다슈빌리는 곧바로 발렌시아 재임대를 떠나 전력에 포함되지도 않았고, 키에사는 시장가치보다 저렴한 가격에 나와 구매한 것에 가까웠다.
이번 시즌은 달랐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우승으로 역량을 증명한 슬롯 감독에게 리버풀이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시작은 바이어04레버쿠젠에서 뛰던 라이트백 제레미 프림퐁을 영입한 것이었다.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대체자였고, 2,950만 파운드(약 552억 원)에 불러들였다.
세간의 화제를 모은 건 독일의 현재이자 미래로 불리는 2003년생 초신성 플로리안 비르츠 영입이었다. 비르츠는 독일 국가대표이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해 바이에른뮌헨이 유력하다고 점쳐졌으나 바이에른의 확실치 못한 태도에 더해 리버풀의 적극적인 구애와 최신 시설이 시너지를 일으켜 비르츠의 마음을 움직였다. 비르츠를 영입하기 위해 리버풀은 1억 1,600만 파운드(약 2,172억 원)를 투자했다. 2023-2024시즌 첼시가 모이세스 카이세도를 데려오며 지출한 1억 1,500만 파운드(약 2,153억 원)를 뛰어넘는 PL 역대 최고액이었다.
이후 앤디 로버트슨의 노쇠화로 주전이 필요했던 레프트백에 케르케즈 밀로시를 영입하며 4,000만 파운드(약 749억 원)를 투입한 리버풀은 2006년생 센터백 지오반니 레오니를 2,600만 파운드(약 487억 원)에 영입하고, 후보 골키퍼 페치 아르민과 프레디 우드먼을 염가에 데려왔다.
이적시장 내내 리버풀은 자신들이 원하는 이적들을 속속 진행시켰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검증된 공격수인 위고 에키티케를 7,900만 파운드(약 1,478억 원)에 영입했고, 이적시장 마감일에는 최대어였던 스트라이커 알렉산데르 이사크를 1억 3,000만 파운드(약 2,434억 원)에 영입하며 다시 한번 PL 이적 신기록을 세웠다. 비록 3,500만 파운드(약 654억 원) 이적료로 합의했던 센터백 마크 게히 이적이 불발됐지만, 리버풀은 이번 여름에만 4억 2,000만 파운드(약 7,853억 원)를 쏟아부어 2023년 여름 첼시가 기록했던 4억 파운드(약 7,472억 원)를 뛰어넘었다.
엄청난 지출에도 리버풀 재정에는 큰 타격이 없다. 우선 위르겐 클롭 감독이 부임한 2015-2016시즌 이래 리버풀은 필요한 영입을 제외하고는 돈을 아끼며 자생 구단 체제를 갖췄다. 당장 지난 시즌도 이적료 지출보다 이적료 수입이 더 많을 정도로 리버풀이 이적시장 주인공이 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또한 이번 시즌은 영입한 만큼 알차게 판매도 진행했다. 루이스 디아스를 바이에른뮌헨에 6,550만 파운드(약 1,224억 원)에 이적시킨 걸 비롯해 다르윈 누녜스, 자렐 콴사, 벤 도크, 퀴민 켈러허, 타일러 모튼, 넷 필립스 등을 다른 구단으로 떠나보냈다. 당초 자유계약으로 나갈 예정이었던 아놀드도 클럽 월드컵 일정 덕에 840만 파운드(약 157억 원) 보상금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이적시장 막바지 임대로 떠난 하비 엘리엇에게도 달성하기 쉬운 조건과 함께 의무 이적 조항 3,500만 파운드(약 654억 원) 이적료가 삽입됐다.
리버풀이 올여름 선수들을 판매해 거둔 이적료 수입은 1억 8,700만 파운드(약 3,499억 원)에 달한다. 그 덕에 리버풀은 아스널보다 1억 6,000만 파운드(약 2,991억 원)를 넘게 사용하고도 ‘넷 스펜딩(이적료 수입-지출)’에서는 오히려 아스널을 앞서는 놀라운 성과를 달성했다.
이번 여름 리버풀의 이적시장은 ‘폭풍 영입’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나 폭풍 영입이 가능했던 이면에는 그만큼 선수들을 적정가보다 높은 금액에 팔아넘긴 리버풀 수뇌부들의 수완이 있었다. 선수 판매 부문만 놓고 봐도 리버풀은 첼시와 함께 올여름을 가장 알차게 보낸 PL 구단이라 할 수 있다.
사진= 리버풀 인스타그램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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