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파운드리 70% 장악···반도체 위탁생산 가격 인상 초읽기

대만 파운드리 생산업체 TSMC.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2분기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70%를 넘어섰다. 독보적 지위를 기반으로 애플·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을 대상으로 첨단 공정 가격을 5~10%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공장 증설과 트럼프발(發) 관세 등 비용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TSMC는 올해 말 양산을 앞둔 2㎚ 공정을 포함해 5㎚ 이하 첨단 공정 가격을 내년부터 5~10%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3㎚ 웨이퍼(반도체 원판) 가격은 장당 약 2만달러(약 2700만원) 수준이다. 2㎚는 최소 3만달러(약 4200만원) 이상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추가 인상까지 반영될 경우 고객사들의 부담은 더 커진다. 반면 구형 공정은 생산비 증가 압박이 크지 않아 가격 인하 가능성도 거론된다.

가격 인상 배경에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 운영비 증가가 자리한다. TSMC는 총 650억달러(약 90조원)를 투입해 현지에 두 개의 생산라인을 건설 중이다. 첫 번째 공장은 올해 초부터 4㎚ 칩을 양산했고, 두 번째 공장은 2027년부터 3㎚ 이하 공정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TSMC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해외 팹(공장) 운영으로 올해부터 총이익률이 23%포인트 줄고 장기적으로 34%까지 희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리사 수 AMD CEO도 “TSMC 애리조나 생산 칩은 대만 대비 5~20% 비용이 더 든다”고 언급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TSMC의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70.2%로 2위 삼성전자(7.3%)와 격차는 62.9%포인트에 달했다. AI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첨단 패키징(CoWoS) 기술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빅테크의 의존도는 절대적이다.

엔비디아와 AMD 등 주요 고객사도 가격 인상에 사실상 동의하는 분위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5월 ‘컴퓨텍스 2025’에서 “TSMC의 기여는 재무적 성과를 넘어선다”고 평가했다. 리사 수 CEO 역시 “공급망 다변화는 중요하다”며 비용 부담을 감수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