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협력기구(SCO)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이란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연이어 회담하며 대미·서방 메시지를 발신 중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2일 IRNA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전날 SCO를 계기로 톈진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연속 회담했다.
일련의 회담에서는 미국과 서방을 겨냥한 메시지가 쏟아졌다. 그는 구테흐스 총장과의 회담에서 지난 6월 이스라엘의 자국 핵·군사 시설 공습과 미국의 핵시설 폭격 가세 등을 거론, 미국과의 협상 중에 발생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슬람 공화국 이란은 건립 이후 테러리즘의 주된 희생자였다"라며 "고위 당국자와 저명한 인사 다수가 테러 공격으로 사망했다"라고 했다. 자국 핵 프로그램을 외교와 대화로 해결할 의사가 있다고도 역설했다.
푸틴 대통령을 만나서는 양국 협력 지속 의지를 피력했다. 이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탄도미사일과 공격용 샤헤드 드론(무인기)을 지원했으며, 양국은 지난 1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각종 걸림돌을 극복하고 러시아와의 합의 이행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미국과 그 동맹의 일방주의에 맞서 SCO에서 다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을 만나서는 역내 외세 개입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한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평화 프로세스 합의를 지지한다면서도 "캅카스 지역에 어떤 외세의 존재도 반대한다"라고 했다.
동유럽과 서아시아가 맞물리는 캅카스 지역 국가로는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이 꼽힌다. 이란과 튀르키예는 캅카스 국가는 아니지만 영토 일부가 이들 국가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지정학적·민족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
미국과의 핵 협상에 관해서는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자국의 정당한 핵 권리 인정과 상호 이익이 되는 해결책 모색을 강조했다. 영국·독일·프랑스를 향해서는 자국을 향한 스냅백 메커니즘 발동 권리가 없다고 했다.
이란은 올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신규 핵 합의를 위한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우라늄 농축 관련 이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6월 이스라엘의 이란 핵·군사 시설 공습과 미국의 가세로 협상은 일시 중단됐다.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서명국이자 E3으로 꼽히는 영국과 독일, 프랑스는 최근 이란을 상대로 제재 재발동 절차인 스냅백 메커니즘에 착수한 바 있다. 이란은 이들이 JCPOA 파기를 막지 못했다며 강력 반발 중이다.
한편 SCO 정상회의 참석국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미국을 규탄하는 '톈진 선언'을 채택했다. 선언에는 가자 전쟁 상황에 대한 규탄을 비롯해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과 E3의 스냅백 추진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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