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대체 채널 증가와 내수 침체 장기화로 저성장 국면에 직면한 편의점 업계가 덩치를 줄이고 체질 개선에 나섰다.
점포 수 증가에 목을 맸던 이전까지의 ‘규모 경쟁’에서 탈피해 우량 점포와 PB상품 확대 중심의 내실 강화에 나서는 등 변화 속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4만8003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 감소했다.
우후죽순 늘어나던 편의점들이 점차 몸집을 줄여가고 있는 모양새로, 출점 경쟁 종식은 예견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 비용 역시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점포 수 확장으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 지난 2020년 이후 GS25와 CU의 출점 속도가 더뎌지고 있으며,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경우 점포 수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며 업계 전반에 마이너스 성장 기조가 완연한 상태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미니스톱 인수 이후 불어난 약 2600개 점포를 정리하는 개선 작업을 거치며 대대적인 긴축에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편의점 업계는 매출과 매장 크기, 상권 내 입지 등을 고려해 ‘우량점포’를 분류하고 해당 점포들을 강화하거나 기존 점포를 확장하는 식으로 가맹점 관리 방식을 바꾸고 있다.
통상적으로 점포 수가 1만개를 돌파할 시 자체적인 물류망과 PB상품 개발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이미 주요 편의점들은 몸집을 최대치로 불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PB상품 개발의 경우 프리미엄과 초저가 콘셉트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경기 불황 시기를 노려 초저가 상품을 선보임과 동시에 편의점이 가진 기존 이미지에서 차별성을 강조하고자 프리미엄 상품 출시도 병행하는 것이다.
이처럼 내실화 전략을 통해 편의점 산업은 회복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상권 공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타낸다. 추가 출점이 줄어들거나 더뎌지는 시점에서 매출이 저조한 점포는 정리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일부 점포들 사이에서는 기본 계약기간인 5년을 채우는 것도 힘들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지방, 비활성화 상권은 신규 점포를 내기 힘들고 이미 발달된 상권은 경쟁을 피할 수 없어 기업 입장에서도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주요 편의점 4사가 우량 점포 관리, PB확대 등 비슷한 전략을 추구하고 있어 차별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로 인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산업 성숙기’에 접어든 편의점 업계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편의점 업계가 집중하고 있는 브랜드 정체성 강화 전략들은 편의점뿐 아니라 다른 온·오프라인 채널에서도 추진되고 있으며 오히려 편의점은 후발주자로 분류돼 지속 가능성과 차별성을 겸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미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고도화된 상권 전략이 산업 변화의 중심이 돼가면서 편의점들 역시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가맹점 수익 향상 목적도 있지만, 일부 점포는 협의를 통해 계약 연장을 하지 않는 사례가 속속 늘고 있어 예전처럼 공격적인 출점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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