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과 비만 치료에 주로 쓰이는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이 각광받으며, 앞으로 추가될 적응증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특히 여전히 미충족 수요가 높은 알츠하이머 환자들에게 GLP-1 기반 의약품은 기존 상용화된 치료제 대비 안전성이 높아 시장 경쟁력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GLP-1 계열 치료제는 지방간, 심혈관 질환, 알츠하이머 등으로 적응증 확장이 가능하다.
GLP-1은 음식을 섭취했을 때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한다.
비만치료제로 잘 알려진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터제파타이드) 역시 GLP-1 작용제다.
올해 초 기준 GLP-1 작용제를 사용하는 당뇨, 비만 환자는 약 2000만명으로 2022년과 대비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비만치료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적응증 확대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위고비는 지난해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계 사건(심혈관계 질환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위험 감소로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또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추가 적응증을 승인받았다. 이는 MASH에 승인된 첫 GLP-1 치료제이다.
노보노디스크의 GLP-1 약물 '오젬픽'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만성 신장질환 치료제로 추가 승인받았다.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는 지난해 FDA로부터 수면무호흡증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전 세계적으로 수면무호흡증 신약으로 허가받은 최초 사례다.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를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임상3상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 위고비의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2형 당뇨병 환자의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40~70% 낮춘다는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연구가 미국 알츠하이머병 협회 학술지에 발표된 바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EVOKE 임상은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의 효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올해 4분기에 결과가 공개될 예정이다.
이전 임상 하위 분석에서 세마글루타이드 투여군이 위약군보다 치매 발생 위험을 53% 낮춘 결과를 바탕으로 시작됐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GLP-1은 염증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알츠하이머 질환에서 염증으로 인한 신경 세포 손상 완화 등을 통해 인지 능력 저하를 늦춰주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레켐비'(레카네맙)와 '키순라'(도나네맙)가 판매 중에 있으나 예상보다 매출 증가 속도는 느린 편이라고 분석했다. 항-아밀로이드 항체 약물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주원인이라는 판단이다.
ARIA 부작용은 두통,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항-아밀로이드 항체 치료 시 일정 투약 시점마다 뇌 MRI 촬영이 필요하다.
허 연구원은 "세마글루타이드는 EVOKE 임상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이면, 항-아밀로이드 항체 대비 안전성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경쟁력은 매우 클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이미 오랜 기간 당뇨, 비만 환자 등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주요 부작용은 메스꺼움, 구토 등 위장관계 부작용으로 항-아밀로이드 항체들에 비해 우수한 안전성을 보유했다.
허 연구원은 "알츠하이머 질환에서 안전성이 우수한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다"며 "적응증 확대에 성공한다면 초기부터 높은 매출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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