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부문은 개인화, 공급망 최적화, 블록체인을 통한 브랜드 보호 및 가상 체험을 통해 지난 3년 동안 AI에 3억 6천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기술 투자에 대한 규모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럭셔리 브랜드들의 기술 투자는 어느 분야에 집중되고 있을까?
고객관리 및 실시간 개인화: 자체적인 디지털 팀, AI 능력을 갖춘 CRM 회사들, 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업들과 함께 고객들의 디지털 경험과 CRM 역량 강화에 투자하고 있다. LVMH는 Google Cloud를 통해 MalA라는 통합 AI 기반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했다. 전 세계 75개 메종을 지원하며, 디자인, 운영, HR 및 고객 서비스 전반에 걸쳐 40,000명의 직원으로부터 매월 200만 건 이상의 문의를 처리한다고 한다. AI로 스타일링을 추천하고 고객들의 구매 이력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의 미래 니즈를 예측한다. 또한 플래그십 스토어, 팝업 매장 그리고 가상의 리테일 공간에서 AR/VR 경험을 제공한다. Gucci’s AR try-on, Dior의 가상 메이크업 스튜디오 등 Phygital 리테일 콘셉트는 매장 내 디지털 호환이 편하도록 설계되었다.
피지털 ID, 제품 신뢰성 및 추적성: 디지털 제품 여권이란 제품에 대한 모든 정보를 디지털 형식으로 담아서 소비자와 기업이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든 디지털 신분증이라고 보면 된다. EU는 2024년 ESPR(Eco-design for Sustainable Products Regulation)이라는 법안을 통해 이 제품이 어디서, 무엇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얼마나 지속가능한지(재활용률, 탄소 배출량 등), 소비자가 수리하거나 중고로 팔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지 등 법안을 통해 강제하려고 한다. LVMH, Prada Group, Cartier가 설립한 Aura 블록체인 컨소시엄은 일련번호 제품 ID를 제품의 AS 및 중고 재판매 등에 사용된다. Aura 블록체인 컨소시엄(OTB, LVMH, Prada 등)은 제품 추적성과 디지털 여권을 지원하기 위해 Aura 블록체인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
상품개발: 연구소, 기술 회사, 재료공학 스타트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활용하여 상품 개발, 특히 소재의 혁신을 추진한다. 에르메스는 MycoWorks와 함께 가죽을 만들고, Cartier는 원석을 키우고, LVMH는 Lab 다이아를 만든다. 시계의 사파이어 글라스의 스크래치 방지 기술, 습도 조절 원단과 같은 미래형 기술들 그리고 Bulgari의 경우 3D 프린팅을 활용한 보석 디자인 등의 기술에 투자한다.
생산과 물류: 공장이나 공방 같은 곳에서는 생산과 물류의 혁신을 추구한다. 로봇이 인간의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고, IoT 센서가 특이 가죽들의 온도, 습도 니즈 등을 맞춰주고, 물류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쓰인다. 로봇과 AI가 원단 재단을 최적화하여 버려지는 원단을 줄이게 된다.
럭셔리 브랜드에게 기술이란 장인 정신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독점성과 개인화를 강화하기 위한 도구로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며, 혁신 전략은 전통과 최첨단 기능을 혼합하는 것이다.
실제로 이러한 기술이 소비자들의 럭셔리 경험에는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을까?
고객이 AR try-on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리고 실제로 명품 브랜드 전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한 실제 사례 연구를 살펴보자.
영국 명품 쇼핑객을 대상으로 한 Vogue Business & Snap 설문조사에 따르면 72%가 AR을 미래 쇼핑 경험의 중요한 부분으로 보고 있으며, 특히 스타일링 및 옷장 조언에 대한 유효한 팁을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나 블록체인 이니셔티브보다 실제적으로 소비자 경험에 더 큰 가치가 있는 기술 투자로 보인다. 그러나 패션 소비자들의 경우 가상 체험상의 핏과 사이즈 정확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AR try-on이 스타일링에는 유효하지만 실제로 fit과 사이즈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McKinsey의 한 연구에서도 소비자의 62%가 쇼핑할 때 AR을 사용한 적이 있지만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답한 사람은 29%에 불과했다는 연구 결과와 일치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구매하기 전에 만지고 느끼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AR 체험이 특정 카테고리에서 럭셔리 전환율을 높인 사례들은 많이 나오고 있다. 까르띠에의 경우 고객이 손에 든 디지털 반지를 볼 수 있도록 매장 내 AR 프로그램인 "The Looking Glass"를 시범적으로 운영했는데, 사소한 기술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비주얼은 매우 설득력이 있었다고 한다.
Snapchat에서 Dior의 B27 스니커즈 AR 출시는 광고에 지출한 1달러당 6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성과를 달성했고, Gucci 또한 AR 신발 시착을 통해 온라인 판매가 300% 급증했다고 한다. 태그호이어는 전환율이 35% 증가하고, 사이트 방문이 2.5배 더 길어졌으며, 반품이 25% 감소하기도 했다. Omega는 AR 통합 후 온라인 판매가 40% 증가했다는 기록들이 나온다. 이처럼 AR try-on 기술은 액세서리, 시계, 뷰티 및 신발 브랜드들에게는 매우 적합하고 ROI 상으로도 이미 검증된 유효한 투자다.
다음은 DPP(디지털 제품 여권)가 명품 고객들에게 미칠 영향을 살펴보자. 제품의 진위 증명과 소유권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NFC 칩, QR은 시장에서의 위조 위험을 확연하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명품에 대한 첫 구매에 대한 신뢰는 물론, 제품의 재판매 시에도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한 고객은 이전 소유자의 수리 이력도 확인이 가능할 것이다. 고급 시계나 핸드백의 경우 AS 또는 가치 평가가 투명하게 제공되어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 또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더하여 브랜드들은 인증된 소유자들을 대상으로 이벤트 초대, VIP 콘텐츠에 대한 제한적인 액세스 등을 제공할 수 있어 디지털 여권은 럭셔리 브랜드들에게는 럭셔리 구독이라는 새로운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의 진입점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및 기술 진화가 럭셔리 업계에는 어떠한 위험 요소가 될 수 있을까?
첫 번째로는 럭셔리의 독점성과 헤리티지가 약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디지털 노출이 너무 많아지면 브랜드의 희소성, 장인정신, 감성적인 스토리텔링과 같은 독점적인 분위기가 희석되고 럭셔리가 너무나도 쉽게 느껴질 수도 있다.
두 번째로는 럭셔리 고객들이 기대하는 하이터치, 인간 중심의 경험이 감소할 수 있다. 자동화, AI 고객관리 또는 디지털 쇼룸은 럭셔리 고객들의 만족도를 오히려 해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VIP 고객들은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직원의 선별된 조언을 AI 알고리즘 기반의 제품 추천보다 훨씬 높이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럭셔리 고객들은 직원들의 재량권과 보안을 기대하는데, 디지털 데이터의 경우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유출의 위험이 더욱 커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세 번째로는 ROI가 불확실한 높은 투자 비용이다. AR 체험, 디지털 여권, 블록체인 추적성 또는 AI CRM 플랫폼을 구축하려면 막대한 자본 지출이 필요하다. 채택이 느리거나 기술이 구식이 되면 ROI가 실망스러울 수 있다. 예를 들면, 명품 브랜드의 NFT 출시는 초기에 과대 광고를 보였지만 장기적인 참여가 최소화되어 매몰 비용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네 번째로는 갑작스러운 기술 도입에 따른 내부 마찰, 그리고 이로 인한 고객들의 브랜드 경험 불일치가 있을 수 있다.
기술이 럭셔리 산업에도 큰 성장과 기회를 가져왔음은 틀림없고, 럭셔리 기업들의 모든 비즈니스 모델을 재고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경쟁업체를 따라잡고, 업계가 어떻게 그리고 왜 그렇게 진화하고 있는지, 그리고 인적 요소를 유지하면서 디지털 수요의 균형을 잘 맞출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은 어렵지만, 럭셔리 업계가 해결해 나갈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미래 성공의 열쇠는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독점성, 디지털 혁신 및 프리미엄 경험 적용 방식을 재정의하는 럭셔리 업계의 기술 중심 기업들의 빠른 성장에 대해서도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음 번 컬럼의 주제는 럭셔리 업계에 등장한 스타트업들에 대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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