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조치에 대해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이 국제비상경제수권법(IEEPA) 적용이 위법하다고 판결했지만, 입법·사법부를 통한 행정부 견제에는 여전히 한계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통상정책이 정권에 상관없이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1일 발표한 ‘트럼프 행정부 통상조치에 대한 미국 입법·사법적 견제 동향’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통상 분야에서 더욱 신속하고 강경한 조치를 단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미국 내 입법·사법적 반발도 확산되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의회에서는 대통령이 헌법상 의회 권한인 통상·관세 정책을 과도하게 행사하고 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트럼프 1기(115·116대 의회)에 이어 2기(119대 의회)에서도 대통령의 관세권을 제한하려는 법안이 지속 발의되고 있지만, 입법화에는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으로 초당적으로 발의된 ‘무역검토법(Trade Review Act)’과 ‘캐나다 관세 무효화 결의안’은 일부 공화당 의원의 지지를 얻었으나, 하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실제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안은 상원에서 51대48로 통과됐지만, 하원 표결은 무산됐다.
사법부에서는 일부 견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연방국제무역법원(CIT)에 이어 항소심인 CAFC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IEEPA 기반 관세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복수의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며, 연방대법원은 오는 9월 29일 상고허가 회의를 열고 대법 심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대법원 판단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보수 성향이 강한 대법원은 최근 행정부 정책에 제동을 건 하급심 결정을 정지시키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판사만 3명에 달한다. 보고서는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대법원이 행정부의 통상정책에 제동을 걸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특히 재선 부담이 없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정치적 유산 확보에 주력하면서 고강도 통상조치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IEEPA가 위헌 또는 무효화되더라도 통상법 122조, 관세법 338조 등 다른 법률을 기반으로 한 ‘플랜B’ 마련이 가능한 구조다. 여기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품목별 관세 조치도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주희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트럼프 1기 당시 도입된 관세 조치가 바이든 정부에서도 유지·강화된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의 일방주의적 통상조치는 구조적 ‘뉴 노멀’로 자리잡고 있다”며 “대미 수출·투자 기업들은 생산 및 공급망 전략을 재정비하고, 주(州) 정부와의 협력 강화, 첨단 기술 및 틈새 품목 중심의 경쟁력 제고 등 중장기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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