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역대급 여름 폭염에 따른 냉방비 청구서가 도래하면 체납금액은 늘고 자영업자 폐업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한국전력에서 받은 '최근 3년간 일반용 월별 평균 전기요금 및 전기료 체납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5월과 6월 일반용(갑) 전기 요금 금액은 각각 671억원(9만478건)과 619억원(8만4292건)에 달한다. 월별 체납 규모만 놓고 보면 5월이 역대 최대, 6월은 세 번째로 많았다.
일반용 전기는 계약전력 크기에 따라 300㎾를 기준으로 '갑'과 '을'로 구분된다. 300㎾ 미만을 사용하는 일반용 전력(갑)은 영세한 자영업자로 분류되고 그 이상을 사용하는 일반용 전력(을)은 대규모 사업자로 여겨진다. 한전은 통상 매월 말 납기일로부터 2개월이 경과한 고객을 대상으로 체납 건수와 금액을 파악한다.
내수경기 위축에 따라 최근 일반용(갑) 전기 체납금액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기준 △1월 583억원 △2월 559억원 △3월 576억원 △4월 606억원 △5월 671억원 △6월 619억원 등이었다. 지난해 11월(634억원) 500억원대를 기록하다가 4월부터 600억원대를 넘어섰다.
체납건수도 늘고 있다. 올해 일반용(갑) 체납 건수는 △1월 8만9307건 △2월 7만7209건 △3월 7만4487건 △4월 7만7220건 △5월 9만478건 △6월 8만4292건 등이었다.
규모가 큰 자영업자가 사용하는 일반용(을) 전기 체납금액도 급증했다. 대형 식자재 마트, 대형 PC방, 대형 음식점 등에서 일반용(을) 전기를 사용한다. 지난 6월 일반용(을) 전기요금 체납금액은 295억원으로 지난해 11월(275억원) 이후 가장 큰 금액을 기록했다. 일반용(을) 체납건수도 5061건으로 역대 최대다.
문제는 아직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폭염이 나타나는 6~9월 전기요금이 크게 오르는 점을 고려하면 통계가 잡히는 두 달 뒤에 체납건수와 체납금액은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실제로 6월 판매수입 현황을 보면 일반용(갑)과 일반용(을)은 전월 대비 각각 17.3%, 26.1% 오른 8968억원, 97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들의 경영 체력은 이미 소진된 상태다. 지난해 소매판매액은 전년 대비 2.2% 줄어들어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그 결과 대출 연체율 상황도 좋지 않다. 한국은행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88%로 2015년 1분기(2.05%) 이후 가장 높다. 특히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12.24%)은 2013년 2분기(13.54%)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양준모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내수 경제가 안 좋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우리나라 자영업 시장은 은퇴자나 다른 곳에 가지 못한 사람이 머무는 사례가 많다. 폐업한 이들이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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