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 국민연금 적자 경고…"2050년 지출, 수입의 2.8배 전망"

[이데일리 이지은 기자]2050년에는 국민연금 지출이 수입의 2.8배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고령화의 영향으로 사회보험뿐만 아니라 일반 재정사업에서도 적자 규모가 커질 거라는 지적도 따랐다.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상담센터 모습. (사진=연합뉴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보장 장기 재정추계 통합모형 구축’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사업장·지역·임의·임의계속 가입자를 포함한 총보험료 수입은 올해 58조원에서 2050년 116조 5000억원으로 늘어날 거라 추산된다. 장애·반환·사망 등 3종 일시금을 합한 국민연금 총급여 지출은 같은 기간 50조 3000억원에서 322조 2000억원으로 증가할 거라는 예상이다.

이는 국민연금이 향후 25년 동안 수입이 2배 늘어날 때 지출은 6.4배 증가하는 것으로, 수입에 비해 지출 증가 속도가 훨씬 빨라 역전되는 결과를 낳는다. 올해는 연금 수입이 지출보다 7조 7000원 많지만 2050년에는 지출이 수입보다 205조 7000억원 커지게 된다.

보고서는 5년 단위로 재정을 추계했는데 2025년 흑자였던 국민연금은 2030년부터 수입(72조 5000억원)이 지출(77조원)보다 적어지면서 적자가 시작된다. 2050년 기준 지출은 수입의 2.8배까지 벌어져 적자 규모가 200조원을 넘어설 정도로 확대될 거라는 전망이다. 이는 국회예산정책처와 국민연금공단이 각각 2020년(168조 3000억원)과 2023년(195조 4000억원)에 추계한 2050년 적자 규모보다 크다.

국민연금 가입자는 저출생의 영향으로 올해 2193만 9175명에서 2050년 1549만 1372명으로 줄어들 거라고 에상됐다. 반면 고령인구의 증가로 수급자(노령·장애·유족연금)는 같은 기간 753만 5000명에서 1692만 5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50년에는 건강보험도 적자 규모도 수십조원대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건강보험 총수입이 올해 106조 1000억원에서 2050년 251조 8000억원으로 늘어나는 동안 총 지출은 105조 2000억원에서 296조 4000억원으로 더 크게 증가하면서 적자 규모는 44조 6000억원에 이를 거라는 추산이다. 건보료와 통합 징수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도 수입은 18조 7000억원에서 90조 9000억원으로 증가하는 반면 지출은 16조 4000억원에서 138조 2000억원으로 급증한다는 예상이 나왔다.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인정액 하위 70%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 재정 소요는 연금액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만큼만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2025년 26조 1000억원에서 2050년 66조 6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기초생활보장을 위해 저소득층에게 지원하는 생계급여 재정(국비+지방비)은 11조 5000억원에서 22조 4000억원으로, 의료급여 부담금(국비+지방비)은 13조5천억원에서 63조 9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연구진은 “2030년부터 베이비부머 세대의 후기 고령화가 시작되는데, 이는 막대한 규모의 인구가 경제활동의 주축에서 사회적 지원과 돌봄의 대상으로 바뀌는 것”이라며 “경제활동인구 급감과 고령인구 급증이 맞물리며 가까운 미래 한국 사회가 총체적으로 심각한 재정 불균형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