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오후 방문한 올리브영 원주무실중앙점. 앳된 얼굴의 재수생 조빈(20·여)씨는 진단 기계 앞에서 결과표를 살펴보며 이렇게 말했다. 강원도 원주에서는 그동안 화장품을 체험해보고 살 수 있는 공간이 드물었지만, 대형 체험형 올리브영이 들어서면서 친구들과 함께 찾는 ‘놀이터’가 생겼다는 설명이다. 조 씨는 “이젠 멀리 강남까지 갈 필요도 없이, 집 근처에서 다 해결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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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 사막’에 들어선 K뷰티 거점
올리브영 원주무실중앙점은 강원도에서 가장 큰 올리브영 매장이다. 지난 5월 기존 능라동길의 115㎡(약 35평) 매장을 인근 860㎡(약 260평) 복층으로 확장 이전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전국에서도 7번째 크기를 자랑하는 규모다. 2011년 중앙점, 2016년 혁신도시점에 이어 원주내 세 번째 직영 매장으로, 누적된 수요를 흡수하고 지역 상권을 넓히는 ‘거점형 매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원주는 오랫동안 ‘뷰티 사막’으로 불렸다. 뷰티 브랜드숍조차 드물어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직접 체험하기 어려웠다. 인근 대학가·신도시를 중심으로 수요는 컸지만, 작은 매장에선 고객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품과 서비스를 담아내지 못했다. 점포가 비좁아 테스트조차 힘든 날도 많았다. 이한샘 올리브영 원주무실중앙점장은 “백화점 AK플라자 원주점이 있긴 했지만 뷰티 카테고리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지역 소비자들이 느끼는 ‘뷰티 갈증’을 제대로 해소해줄 공간이 그동안 사실상 없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재개점은 이 공백을 메웠다. 피부·두피 진단 기기와 퍼스널컬러 측정을 비롯해 럭스에딧(프리미엄), 맨즈에딧(남성), 프래그런스바(시향) 등 12개 이상의 체험 공간이 들어섰다. 아이래쉬바와 헤어스타일링바, 건강가전 체험존까지 갖춰 ‘뷰티 풀코스’가 가능하다. 지방 소비자들도 단순 구매를 넘어 맞춤 상담과 체험을 통해 제품을 고르는, 서울 대형 매장에서나 가능한 경험을 누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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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못지않은 활기…주말엔 ‘체험존 줄’
체험존은 주말마다 발 디딜 틈이 없다. 제천·횡성·춘천은 물론 삼척·태백·충주 등 먼 지역에서도 손님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피부 진단을 받으려는 줄이 매장 2층을 메우고, 향수 시향 코너는 젊은 층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증샷 명소’로 떠올랐다. 서울 성수 ‘올리브영N’이나 센트럴 강남 타운에서 선보였던 혁신 매장을 강원에 처음 이식한 성과다. 이 점장은 “지방에서는 보기 어려운 차별화 요소를 풀로 적용했다”며 “특히 시향 집기는 서울에도 없는 신형 설비라 고객 호응이 크다”고 말했다.
성과는 숫자로도 드러난다. 재개점 후 평일 하루 평균 800명, 주말에는 1000명 넘게 찾는다. 서울 강남·명동·성수·홍대 등 수도권 핵심 상권과 견줘도 손색없는 성과다. 지난 6월 ‘올영세일’에서는 내국인 매출 기준 전국 6위에 올랐다. 내·외국인을 합친 전체 기준으로도 전국 20위권에 안착해 ‘서울 못지않은 매장’이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전국 올리브영 매장이 1400여 개임을 감안하면 의미가 크다.
인근 상권 낙수 효과도 뚜렷하다. 지난 7월 원주무실중앙점 인근 주차장의 입출차 건수를 살펴보면 5600건으로, 4월보다 400건 이상 늘었다. 단순 통행객이 아니라 올리브영 방문을 목적으로 한 고객이 늘어난 결과라는 게 올리브영의 분석이다. 이 덕에 주변 카페·음식점까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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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몰리며 장사 잘돼”…상권도 웃었다
분식집을 운영 중인 염은애(56·여)씨는 “올리브영 재개점 이후 매출이 20% 늘었고, 올리브영과 함께 찍은 사진을 딸이 SNS에 올리면서 홍보 효과가 컸다”며 “10여년 전 터미널 인근 AK플라자가 생긴 이후 이렇게 큰 쇼핑 공간은 처음”이라고 했다.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광일(남)씨도 “학생들이 약속 장소를 이제 ‘올리브영 앞’으로 정하면서 하나의 만남의 광장이 됐다”며 “특히 올리브영이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하니 늦은 시간대에도 손님이 이어진다”고 귀띔했다.
올리브영은 원주무실중앙점에서 효과를 확인한 만큼, 지방 거점 매장 대형화 전략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앞서 올리브영은 2020년부터 전주·부산·천안·대구 등에서 ‘타운형 매장’ 체계를 구축해왔다. 지난해에는 광주·대전·청주·서면 매장을 체험 중심으로 재단장했다. 올해는 원주 사례처럼 지역 맞춤형 복합 매장을 확대해 지역 상권 활성화 등 상생 활동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지역 소멸 시대에 올리브영과 같은 유통 기업의 거점 전략이 지역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유통 채널이 지역에도 들어서면, 수도권과 비교해 뒤처졌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줄일 수 있고, 소비 생활의 복지 수준도 높아진다”며 “단기적으로 일부 자영업자의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주민이 원하고 수요가 있다면 반드시 필요한 흐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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